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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엔 옳았다는 걸 알 것”…故 이건희 뜻 이은 안내견학교 33주년 맞아

27.08.2026 1분 읽기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개교 33주년을 맞았다. 1994년 첫 안내견 ‘바다’ 분양 이후 지금까지 시각장애인에게 무상 분양한 안내견은 320두다. 장애인의 독립적인 보행 지원에서 출발한 사업은 안내견과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을 바꾼 사회공헌 활동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았다.

삼성화재는 27일 경기 용인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함께온 걸음, 이어갈 미래’를 주제로 개교 33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퍼피워커, 은퇴견 입양가족, 훈련사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한 해 설립됐다. 이 회장은 당시 “비록 지금은 현실도 모르는 이상주의자라거나 바보라는 비난을 듣고 있지만, 십 년이나 이십 년이 지난 다음에는 우리가 옳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설립 당시에는 기업이 안내견학교를 운영한 사례가 없어 세계안내견협회(IGDF) 정관에도 관련 기준이 없었다. 협회는 삼성의 사업 진정성을 인정해 정관을 개정했고, 1999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공식 안내견 양성기관이자 정회원으로 인증했다.

현재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단일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안내견학교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제 일본과 대만 등에서도 훈련법을 배우기 위해 찾는 안내견학교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에는 안내견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1995년 외국 사례와 국제법 자료를 토대로 항공사를 설득해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의 항공기 동반 탑승을 이끌어냈다. 이후 안내견학교는 안내견의 대중교통·공공장소 출입권 보장을 위한 법 개정을 꾸준히 제안했다.

제도도 차례로 정비됐다. 1999년 장애인복지법에 장애인 보조견 관련 조항이 처음 마련됐고 2012년에는 출입권 보장 대상이 예비 안내견과 자원봉사자, 훈련사까지 넓어졌다. 2025년 4월에는 장애인 보조견의 출입을 제한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도 무균실·수술실, 조리장·식품보관시설 등으로 구체화됐다.

안내견 한 마리가 파트너를 만나기까지는 약 2년의 양성 과정과 여러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생후 2개월 무렵부터 약 1년간 사회화 교육을 맡는 퍼피워커, 전문 훈련사, 파트너 교육과 은퇴 후 돌봄을 맡는 홈케어 가정 등이 함께한다. 안내견 사업에 참여한 자원봉사 가정은 누적 2930여 곳에 이른다.

퍼피워킹을 마친 개는 건강검진과 성격진단 등 종합 평가를 거쳐 6~8개월의 전문 훈련에 들어간다. 훈련을 통과해 안내견이 되는 비율은 약 35%다. 안내견의 성격과 시각장애인 파트너의 직업, 걸음 속도, 생활환경 등을 함께 고려해 짝을 맞춘 뒤에는 3주간 동반 교육도 진행한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신규 안내견 7두가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새 출발을 했다. 7~8년가량의 활동을 마친 은퇴견 4두는 홈케어 봉사 가정에 입양돼 반려견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안내견의 탄생부터 활동, 은퇴 이후까지 전 생애를 지원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퇴직을 앞둔 이성진 훈련사에 대한 감사패 증정도 이뤄졌다. 이 훈련사는 2001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 입사해 약 25년간 안내견 양성과 시각장애인 파트너 교육을 맡았다. 안내견 훈련사 자격을 얻으려면 안내견 6두를 양성하고 시각장애인 파트너 6명에 대한 교육까지 마쳐야 한다. 현재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는 8명의 훈련사가 근무하고 있다.

지난 33년간 안내견학교 훈련사들이 예비 안내견 양성을 위해 함께 걸은 거리는 약 89만㎞다. 연평균 6명의 훈련사가 매년 250일, 하루 약 4시간씩 보행 훈련을 한 거리로 지구 둘레를 22바퀴 넘게 도는 수준이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안내견 사업은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삶과 함께하며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며 “우리 사회 모두의 관심과 헌신으로 이어온 동행의 가치를 앞으로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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