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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까지 재생e 6배 확대…원전·LNG 신설 불가피

27.08.2026 1분 읽기

정부가 2040년 재생에너지발전 설비 규모를 220GW(기가와트)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원전과 태양광·풍력발전의 이용률을 각각 80%, 20%, 30%로 봤을 때 대략 원전 45기가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감당하겠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는 동의하지만 송전망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간헐성이 큰 발전원에 의존하면 전력 계통의 불안정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9월 중 공청회를 거친 뒤 확정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제6차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대국민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을 발표했다.

우선 지난해 말 약 31GW였던 태양광발전소 누적 설비용량은 2030년 87GW, 2040년에는 155GW까지 증가한다. 풍력발전 설비는 해상풍력 중심으로 확장된다. 이에 따라 2025년 말 국내 풍력 설비 2.4GW 중 16.7%에 불과했던 해상풍력발전 설비는 2040년 전체 풍력(61GW)의 74%로 늘어난다.

재생에너지를 대폭 늘리는 정책에도 불구하고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신규 도입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3대 메가 프로젝트 등에 필요한 전력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11차 전기본 수립 당시 2038년 기준 전력수요는 129.3GW였으나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40년 전력수요는 최대 165GW에 달했다. 재생에너지발전 효율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6GW 이상의 전력수요를 다른 발전원으로 충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4GW급 원전 4~5기를 더 지어야 공급 가능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전기화 시대에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려 관련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기대감이 컸지만 재생에너지 비중을 너무 빠르게 높이다 전기요금이 뛰면 국가 산업 경쟁력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왔다.

이는 불과 10여 년 전 제조업 최강국 중 하나였던 독일에서 벌어진 일이다. 2010년 독일 메르켈 정부는 ‘에네르기콘젭트(Energiekonzept)’라는 정책을 채택한다.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기조 아래 탄소 배출 전원을 대폭 줄이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듬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여기에 탈원전 정책까지 더해졌다. 이에 독일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는 2010년 53.9GW(기가와트)에서 지난해 말 200.1GW로 15년 만에 3.7배 확대됐다. 2016년부터는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비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규모를 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자동차·철강·첨단 기계 등 한때 세계 최정상에서 군림하던 독일 산업경쟁력은 위기에 빠졌다.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인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전기요금이 치솟자 최근 1300 곳의 기업이 해외 이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세계1위였던 독일 자동차 산업의 상징 폭스바겐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에도 연 1%를 웃돌던 독일의 잠재성장률은 최근 0.4% 수준으로 추락했다.

정부가 내놓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과거 독일이 펼친 정책보다 더 파격적이다. 기후부의 2040년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에 따르면 국내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는 지난해 말 37GW에서 시작해 2030년 100GW를 찍은 뒤 2035년 163GW, 2040년 220GW로 늘어날 예정이다. 독일이 53.9GW에서 시작해 200GW에 도달하는 과정에도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우리는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시작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는 이야기다.

물론 독일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던 지난 15년과 앞으로 15년의 정책 환경은 다르다. 정부 관계자는 “2010년대만 해도 여전히 재생에너지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굉장히 비쌌다”며 “최근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보다 싸졌다”고 말했다. 발전 효율 역시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사수하는 과정에서 산업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우선 2030년대 이후 대폭 확대될 예정인 해상풍력발전소의 경우 발전단가가 판매 단가보다 비싸다. 전체 발전량에서 태양광 비중이 커질수록 간헐성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 전원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해 발전원 분배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태양광발전이 없는 일출·몰 전후에는 비싼 LNG발전소를 가동하고 정작 낮에는 태양광발전이 넘치는 까닭에 원전과 같은 기저 전원도 출력제어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모든 것이 전기요금 인상을 자극하는 요인들이다.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가 빨라지면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부담이 커진다는 점도 골치다. 2038년까지 재생에너지발전소 규모를 121.9GW로 키우겠다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국가 송전망 건설 비용만 해도 72조 8000억 원에 달한다. 2년 만에 보급 규모가 1.8배 확대됐으므로 이에 필요한 송배전망 및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구축 비용 역시 덩달아 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독일도 태양광발전 확대에 대응해 2015년까지만 해도 전무했던 BESS 설비를 지난해 말 16.3GW까지 확충했다.

정부 계획대로 발전설비가 구축되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기후부는 2040년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을 제시하며 인공위성으로 분석한 2040년 국내 태양광 잠재량이 271GW에 달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잠재지 중에는 이미 활용 중인 농지나 도시 지역도 상당수 포함될 수밖에 없다”며 “공장 지붕이나 저수지 등 가능한 모든 곳의 80% 이상에 태양광 발전소를 깔아야 하는데 달성하기 쉽잖은 목표”라고 말했다. 해상풍력 업계 관계자 역시 “정부가 제시한 발전 단가 하락폭이 너무 높아 사업들이 제때 추진될 지 의문”이라며 “해상풍력은 개별 사업당 규모가 커 한 두개가 좌초되면 전체 보급 목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렇게 정부가 대대적으로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에 나서도 12차 전기본에 LNG발전소나 원전 신설 계획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기후부가 공개한 2040년 최대 전력수요 165GW에 예비율(22%)을 고려하면 정부는 2040년까지 실효 용량 기준 총 201.3GW의 발전설비를 준비해야 한다. 이는 11차 전기본에서 마련한 계획(2038년 158GW)보다 43.3GW 높은 수준이다.

2040년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이 11차 전기본(121.9GW)보다 98.1GW 늘어난다지만 여기서 추가되는 실효 용량은 37GW 내외에 불과하다. 태양광과 풍력의 전력효율을 각각 20%, 30%로 가정한 결과다. 결국 6.3GW 이상의 전력수요는 재생에너지 외 다른 수단으로 구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1.4GW 원전 기준으로 4.5기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정부는 석탄발전소를 2040년까지 퇴출할 방침이므로 결국 대형 원전이나 소형모듈원자로(SMR) 혹은 LNG발전소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 정부가 지난주 공개한 2040년 전력 수요 추게에선 3대 메가프로젝트 AI 데이터센터 수요 중 일부만 반영한 것이어서 실제 필요한 발전 설비 총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필요한 수요의 일부분을 일단 미확정 설비로 배분해두고 추후에 결정하는 방법도 있지만 발전소 건설에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미리 공급 계획을 확정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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