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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셀그룹 파산…대주단 2000억 공중분해 수순

24.08.2026 1분 읽기

유럽 최대 자전거 회사 악셀그룹이 결국 파산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측에 2000억 원 규모 인수금융을 제공했던 국내 대주단은 원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국내 금융사가 해외 인수합병(M&A) 딜에 인수금융을 제공했다가 차주가 파산까지 간 보기 드문 사례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현지 법원은 최근 악셀그룹 계열 법인들에 파산을 선고했다. 이달 초 회사가 지급유예를 신청한 뒤 며칠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KKR이 2022년 초 악셀그룹을 15억 6000만 유로(약 2조 3000억 원)에 사들인 지 4년 만이다.

KKR은 악셀그룹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국내 금융사와도 접촉해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신한투자증권이 주선사로 나서 2000억 원 대출을 실행한 뒤 채권을 국내 금융사에 재매각(셀다운)했다. 유수의 금융사·보험사·중앙회 등 10여 곳이 셀다운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인수 직후 불거졌다. 코로나19 시기 폭증했던 자전거 수요가 꺾이면서 회사에 재고가 쌓였고 실적이 악화됐다. 악셀그룹의 경영난이 심화되자 KKR은 2024년 대주단에 대출 75% 탕감을 요구하면서 국내 대주단과도 진통을 겪었다. 대주단이 강하게 반발하자 대출 탕감 비율을 40%로 낮추긴 했지만 KKR에 대한 국내 금융권 내 여론은 악화됐다는 평가다.

KKR은 채무조정이 이어지면서 악셀그룹 지배력을 상실했고, 회사 주인은 대주단으로 바뀌었다. 대주단은 매각에 나섰지만 협상은 결렬됐고 현금이 바닥나면서 악셀그룹은 파산에 이르렀다. 파산 배당은 초우선 대출부터 순차 진행된다. 이미 소각된 후순위 채권은 배분 순위에서 제외되고 출자전환으로 받아든 지분은 소멸하면서 대주단이 원금을 건질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국내 대주단에서는 악셀그룹 인수금융 자산을 일찌감치 상각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자산의 가치가 이미 ‘0’이라고 판단하고 손실로 분류하면서 파산에 따른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투자 손실과 관련해 대주단이 운용사를 상대로 법적조치에 나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악셀그룹 파산은 인수금융 시장에 경종을 울릴 사례로 지목된다. KKR의 브랜드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B 업계에서는 주선사 신용과 운용사 브랜드에 의존한 셀다운 구조, 해외 딜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협상력 열위가 동시에 드러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차주 기업의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이 난항을 겪거나 재무약정을 위반해 효력 면제(웨이버)를 내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악셀그룹 케이스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복수의 IB 관계자는 “ 해외 인수금융 차주가 파산에 이른 이례적인 케이스인 만큼, KKR이 국내 금융권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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