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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의 청구서는 왜 2030에게 가나

24.08.2026 1분 읽기

공공기관 취업은 청년에게 얼마 남지 않은 ‘괜찮은 일자리’다. 자격증과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인턴과 면접을 수년간 준비한다. 어렵게 입사해 삶의 기반을 잡으려는 순간 정부가 직장의 주소를 바꾸겠다고 한다. 청년에게는 근무지가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을 다시 정하라는 통보다.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이 정책 비용까지 지워주지는 않는다. 주요 대학과 취업 인프라가 서울에 몰려 있는 탓에 많은 청년은 대학 시절부터 서울에 인간관계와 생활 기반을 쌓는다. 입사 뒤에는 배우자의 직장과 주거, 돌봄까지 얽힌다. 이전은 정부가 결정하지만 이사와 통근, 경력 단절의 부담은 직원과 가족이 떠안는다. 남은 근속 기간은 길지만 조직 안의 선택권은 적다. 이들에게 ‘주말부부로 버티라’는 말은 적응이 아니라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 비용이 개인에게 넘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세종에서 확인됐다. 행정기관은 옮겼지만 국회 보고와 서울 회의는 남았다. 코레일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오송·대전·서대전에서 서울·용산으로 향한 KTX 승객은 85.9% 늘었다. 주말 KTX 운행은 2024년 이후 제자리다. 정부는 2022년 수도권과 세종청사를 오가던 통근버스도 끊었지만 서울행 수요는 사라지지 않았다.

2차 이전도 주소만 바꾸고 일의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다르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은 1차 이전 기관 직원들이 주말이면 서울로 떠나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번에는 기관을 한곳에 모으겠다고 했다. 그러나 기관 몇 곳을 묶는다고 배우자의 일자리와 학교, 의료·문화 기반까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청사의 규모만으로 사람을 붙잡을 수는 없다.

명단은 한 장이면 발표할 수 있지만 사람의 삶을 옮기는 데는 시간이 든다. 생활권을 정리할 시간, 이주가 어려운 기간을 건널 분산 근무의 여지, 새 터전의 주거·교통·돌봄 기반은 ‘이전 이후’에 덧붙일 복지가 아니다. 이전 일정에 처음부터 포함돼야 할 비용이다. 이를 뺀 일정표는 행정 계획이 아니라 비용 전가표다.

균형발전은 이전한 기관의 숫자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이 떠나고 서울행 열차만 더 붐빈다면 그것은 정착도, 균형도 아니다. 국가가 정한 주소의 대가를 2030의 이사와 가족의 이별로 치르게 해서는 안 된다. 균형발전의 청구서는 결정을 내린 국가가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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