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중과를 재검토 해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구한 가운데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쟁점 별로 보면 ①실거주와 비거주자에 대한 차등 혜택을 어느 정도로 좁힐지 ②정부가 수정 세제개편안을 마련할지 아니면 국회에 공을 넘길지 ③종부세 과세표준을 높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할지 여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최대 쟁점은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어느 선까지 높여주느냐이다.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종부세를 물리는 공시가격을 1주택 기준 14억 원으로 상향했다. 다만 기본공제는 실거주자는 14억 원, 비거주자는 9억 원으로 정했다. 14억 원 주택에서 사는 실거주자는 종부세를 내지 않지만 비거주자는 기본공제를 뺀 5억 원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정부 내부에서도 여당이 공식 요구를 해온만큼 5억 원에 대한 편차를 줄여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비거주자에게도 실거주자와 똑같은 14억 원 공제를 적용할지, 아니면 현재 기준인 12억 원 까지로만 낮춰줄지 여부에 대한 선택이 남아 있다. 12억 원을 적용하면 정부가 강조해온 실거주 원칙을 유지하면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지목된다.
정부가 수정 개편안을 낼지 여부도 관심이다. 정부 단계에서 법안을 손질하려면 당정 간 정책 조율과 법안 문구 정비, 재입법예고 여부 검토,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야 한다. 오는 27일 차관회의를 앞둔 만큼 요구 사항을 모두 반영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 재경부 관계자는 24일 “정부안을 수정하려면 내달 초 국무회의에서 확정해야 하지만, 현재 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입법 과정에서 보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정부 수정안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납세자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의 수정은 행정절차법상 ‘신속한 국민의 권리 보호’에 해당해 재입법 예고를 생략할 수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비거주1주택자의 기본공제 상향과 종부세 세부담 완화 등 일부 법률 개정안이 오는 27일 차관회의를 거쳐 내달 1일 국무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국회 의결 없이 정부가 결정할 수 있는 시행령 개정은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많다. 공정시장가액 비율 재조정과 ‘합리적 비거주 인정 사유’ 등이 대표적 시행령 개정사안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비거주에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과감하게 거주한 것으로 인정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밝혔다. 같은 시도 내에서 거주지를 옮긴 경우에도 ‘합리적 비거주’로 인정해줄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보완 대상이다. 정부 원안은 보유기간 공제를 단계적으로 줄여 2029년부터 거주기간에 따라 최대 80%를 공제하고 공제액에는 10억 원의 상한을 두도록 했다. 여당은 실거주 중심의 개편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시행 시기와 보완책을 추가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부세 비거주도 논란이지만 가장 시장에 파괴력이 큰 대책은 양도세 공제 10억 원 상한”이라며 “이 문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강남 집값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예산안 제출 이후 논란을 빚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역시 정부가 일단 원안을 제출하고 국회가 수정하는 방식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다. 현행 ISA는 연간 2000만 원의 납입 한도 가운데 사용하지 않은 금액을 다음 해로 넘길 수 있다. 의무가입 기간 3년이 지나면 계약도 계속 연장할 수 있다. 정부 원안은 한도 이월을 폐지하고 일반 ISA 계약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했다.
이밖에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주가 누르기’ 방지책도 손질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 원안은 장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권에 머문 기업 등을 대상으로 주식 평가액을 최소 30% 높여 과세하는 내용이다. 적용 기업이 130곳 안팎에 그쳐 회피가 쉽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상과 판단 기준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