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기업 사건으로 꼽히는 횡령·배임 혐의 미제 피의자가 최근 5년 새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검사 출범과 형사사법 체제 개편으로 수사 인력의 추가 분산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사 장기화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과 투자 부담 등 기업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횡령·배임 미제 사건 피의자는 1만 1679명으로 지난해 7987명보다 3692명(46.2%) 늘었다. 2021년 4226명이던 미제 피의자는 2022년 5588명, 2023년 6376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는 2021년의 2.8배 수준으로 불어나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수사가 6개월 이상 장기화한 사건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7월 기준 6개월 넘게 수사를 받고 있는 횡령·배임 미제 사건 피의자는 4413명에 달했다. 2023년 처음 20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3075명까지 늘었고 올해는 2021년(1411명)의 3배를 웃돌았다. 전체 미제 피의자 1만 1679명의 37.8%로, 10명 중 4명 가까이가 6개월 넘게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수사 장기화는 기업 경영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수사 대상이 기업 경영진일 경우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가 길어질수록 주요 경영 판단이나 투자 결정에 제약이 생길 수 있어서다.
한 기업 전문 변호사는 “사건 처리가 늦어지면 경영이나 투자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 ‘차라리 빨리 처분이 내려졌으면 좋겠다’는 하소연도 적지 않다”며 “해외 출장 때마다 출국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등 경영 활동에 불편이 생기고 장기간 법적 리스크를 안고 있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도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수사 인력의 추가 분산으로 미제 사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거관리위원회의 각종 비위 의혹을 수사하는 이태한 특별검사팀에 검사와 수사관 등의 파견이 예상되며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개청 과정에서도 대규모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특검 수사와 형사사법 체제 개편으로 기존 수사 인력이 분산될 경우 미제 사건이 늘고 사건 처리도 더욱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