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달에 이어 연속으로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를 웃도는 강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데다 물가가 여전히 불안해 한은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인상 기조를 이어가되 최근 급등하는 국고채 금리 등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서울경제신문이 23일 국내 경제·경영학 교수와 채권시장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3명(65%)이 27일 금통위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이라고 답했다. 7명(35%)은 동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달 3년 6개월 만에 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올린 한은이 ‘백투백’으로 인상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상당수 전문가들은 일단 연속 인상에 무게를 둔 것이다.
한은이 백투백으로 인상한다면 ‘물가상승 압력’(8명·40%) 때문이라고 답한 전문가가 제일 많았고 ‘통화정책 선제 대응’(6명·30%), ‘경기 회복세’(4명·20%), ‘한·미 금리차 회복’(1명·5%)등이 뒤를 이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3% 초반대로 상향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두자릿수로 증가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유발할 수요발(發) 물가 압력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반도체 수출 호조로 인한 경제 성장세가 강해 적정금리 수준 자체가 높아져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환율이 1300원대로 떨어졌으며 반도체를 제외한 국내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이번에는 한 차례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8월 금리 인상 전망이 다소 우세한 가운데 향후 금리 경로에 관해선 대체로 견해가 일치했다. 설사 8월에 동결되더라도 연내 혹은 내년 1분기까지 금리 인상이 한두차례 이어질 것이란 점에서는 큰 이견이 없었다.
향후 금리 인상 시점으로 올해 11월이 9명(45%)으로 제일 많았고 올해 10월(6명·30%), 내년 2월(3명·15%), 내년 1월(2명·10%) 순이었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8월에는 동결하되 1~2명이 ‘인상’ 소수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강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져 올 10월에 0.25%포인트 올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8월 인상 후 연내 동결을 한 뒤 내년 1분기에나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다수 나온 점이다. 최근 한은이 여러 경로를 통해 금리 인상 기조 방침을 밝혔지만 급격히 올리기 보다는 다른 경제 지표 변수를 살핀 뒤 속도 조절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지표가 한국과 미국의 국채 금리다. 최근 재정적자 우려로 미국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한국 국고채 금리도 덩달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3년물 국고채 금리에 제일 영향을 주지만 10년 이상 중장기물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인상 주기를 급격하게 가져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 우려 때문에 미국의 10년, 30년물 국채 금리 상단은 현재보다 높은 각각 4.9%와 5.5%까지 치솟고 한국의 10년, 30년물은 4.7%와 5%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은 내부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연내 금리 경로와 관련해서는 80%(16명)가 현 수준(3.5~3.75%)에서 동결될 것으로 예측했다. ‘1회 인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명(20%)뿐이었다. 최남진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미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이 장기국채 금리 상승인데 기준금리를 올리면 추가 상승해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 금리 인하도 어려워 연내에는 동결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최근 원 ·달러 환율이 1380원대로 내려온 가운데 올해 연말 예상 환율 수준으로 1400~1440원, 1300~1340원, 1380~1400원 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명으로 모두 같았다. 수출 기업의 네고 물량 출회에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과 달러 저가 매수세에 따른 반등 예상이 동시에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