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베트남 등 가까운 해외여행지가 올 추석 여행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여행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씀씀이는 오히려 줄어 1인당 평균 여행 예산이 지난해보다 25만원 감소했다. 긴 연휴에도 실제 여행 기간은 평균 3.3일에 그치면서 가까운 곳으로 짧고 알뜰하게 다녀오려는 여행객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여행 검색 92% 급증했지만…평균 여행은 3.3일
22일 글로벌 여행 애플리케이션 스카이스캐너가 한국인 여행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올해 추석 연휴에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답했다.
실제 여행 수요도 크게 늘었다. 올해 9월 13일부터 10월 3일까지 출발하는 한국발 항공권 검색량은 지난해 추석 전후 같은 기간을 대상으로 한 검색량보다 92.4% 증가했다. 올해와 지난해 각각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이뤄진 검색을 비교한 결과다.
다만 긴 연휴를 모두 여행에 쓰지는 않는 분위기다. 응답자들은 추석을 전후로 평균 2.9일의 연차를 사용해 최대 8일가량 휴가를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여행 기간은 평균 3.3일로 조사됐다.
남는 휴가를 여행에 쓰지 않는 이유로는 61%가 ‘여행 후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 충분히 쉬기 위해서’를 꼽았다. 연휴가 길어도 여행 기간 자체를 늘리기보다 여행과 휴식을 나눠 쓰려는 수요가 많은 셈이다.
여행 시기를 고르는 기준도 유연해졌다. 9월 말 추석 연휴와 10월 초 개천절·한글날 연휴 가운데 30%는 추석 연휴를, 25%는 10월 초 연휴를 택했다. 22%는 두 기간 중 여행 비용이 더 저렴한 시기에 떠나겠다고 답했다.
1인당 158만원→133만원…도쿄·나트랑 등 근거리 인기
여행 수요가 늘어난 것과 달리 예상 지출액은 줄었다. 스카이스캐너 조사에서 올해 추석 연휴 여행에 사용할 1인당 평균 예산은 약 133만원으로 지난해 158만원보다 25만원 감소했다.
여행 계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도 ‘비용’이 25%로 가장 많이 꼽혔다. 여행비를 아끼는 방법을 묻자 35%가 ‘물가가 저렴한 여행지 선택’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소비 성향은 목적지에서도 나타났다. 스카이스캐너 검색 데이터를 기준으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일본 도쿄로 17.8%를 차지했다. 베트남 나트랑이 13.9%, 일본 삿포로가 13.8%로 뒤를 이었다.
이어 중국 상하이 10.2%, 대만 타이베이 9.0%, 베트남 다낭 7.4%, 호주 시드니 7.3%, 태국 방콕 7.0%, 베트남 푸꾸옥 6.9%, 일본 오사카 6.7% 순이었다. 상위 10곳 가운데 대부분이 비교적 비행시간이 짧은 아시아 지역이다.
패키지여행 예약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의 추석 상품 예약 가운데 일본이 32.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중국이 25.4%로 뒤를 이었다. 노랑풍선에서는 중국 상하이가 37.1%로 1위, 일본 홋카이도가 30.5%로 2위를 기록했다.
가족끼리 가까운 곳으로…일본 여행지는 소도시까지 확대
이번 추석에는 가족 단위 해외여행 수요도 두드러졌다. 노랑풍선의 추석 연휴 패키지 예약 데이터를 보면 성인 자녀를 동반한 가족여행이 25.5%로 가장 많았다. 조부모·부모·자녀가 함께 떠나는 3세대 가족여행도 22.9%를 차지했다.
두 유형을 합하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8.4%다. 이어 부부·연인이 22.6%, 부부 모임 10.9%, 아동 자녀 동반 가족 6.9%, 여성 친구 여행 6.5%, 나 홀로 여행 4.7% 순이었다.
특히 일본 여행은 도쿄·오사카 같은 기존 인기 도시에서 주변 지역으로 선택지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라쿠텐 트래블이 2026년 추석 연휴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이 많이 예약한 일본 여행지는 후쿠오카, 오이타, 홋카이도, 도쿄, 오키나와, 효고 순으로 나타났다. 후쿠오카는 지난해 3위에서 올해 1위로 올라섰고 벳푸·유후인 등 온천 관광지가 있는 오이타가 2위를 차지했다.
제시카 민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는 근거리 아시아 여행지의 인기가 이어지는 데 대해 짧은 비행시간으로 현지 체류 시간을 늘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를 활용해 여행비를 줄이려는 여행객의 실용적인 성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