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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사는 노인, 치매 위험 48% 낮아진다

23.08.2026 1분 읽기

반려견과 함께 사는 노인에게서 돌봄이 필요할 정도의 치매가 발생하는 비율이 더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일본에서 나왔다. 연구진은 반려견을 돌보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산책과 신체활동, 사람들과의 교류가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23일 과학계에 따르면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연구팀은 도쿄 오타구에 거주하는 65~84세 고령자 1만1224명을 평균 7.5년간 추적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국제환경연구·공중보건저널(IJERPH)’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현재 개를 키우는 사람과 과거에는 키웠지만 현재는 키우지 않는 사람, 한 번도 키운 경험이 없는 사람으로 나눴다. 이후 일본의 장기요양보험 자료를 활용해 일상생활에서 돌봄이 필요한 수준의 치매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살폈다.

7.5년의 추적 기간 동안 1989명이 치매 판정을 받았다. 반려견을 키운 경험이 없는 고령자 가운데 18.1%가 치매 판정을 받은 반면 현재 반려견을 키우는 고령자에서는 이 비율이 12.8%였다. 약 5.3%포인트 차이다.

그렇다면 개와 함께 사는 고령자에게 치매가 덜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단서는 ‘산책’에 있다. 개를 키우면 자연스럽게 집 밖으로 나가 걷는 시간이 늘어난다. 공원이나 동네에서 다른 사람을 마주치고 개를 매개로 이웃이나 다른 반려견 주인과 대화를 나눌 기회도 생긴다. 결국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면서 늘어나는 신체활동과 사회적 교류가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선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진은 2023년 같은 고령자 집단을 약 4년간 추적한 연구를 발표했다. 당시 연구에서는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은 반려견 소유자에게서 치매 발생 위험이 낮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반면 산책이 필요하지 않은 고양이를 키우는 경우에는 치매 발생과 뚜렷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반려견 양육이 사회적 비용에 미치는 영향도 추산했다. 일본 고령층의 반려견 양육률이 13.4%까지 높아진다고 가정했을 때 의료·장기요양보험 등 공적 지출이 4년간 약 5920억엔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사료비와 동물병원비 등 반려견을 키우는 데 드는 가계 비용까지 포함하면 사회 전체의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는 한계도 있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집단에서 기존 결과를 재현한 것이 아니라 2023년 연구와 동일한 고령자 집단을 더 오래 추적한 후속 연구다. 반려견 소유 여부도 조사 시작 시점에 측정했기 때문에 이후 7년여 동안 개를 새로 키우거나 더 이상 키우지 않게 된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노인일수록 애초에 반려견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역인과성을 통계 기법만으로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연구를 ‘치매가 걱정되면 개부터 키워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다. 오히려 반려견과 함께하는 생활의 어떤 요소가 노년기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반려견 자체를 ‘처방’하기보다 산책이나 사회 참여 같은 매개 경로를 활용한 신체활동과 사회적 고립 예방 정책의 근거로 읽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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