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들이 핵심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해 파격적인 주식 보상책을 쏟아내고 있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기업들의 공시에는 무상 주식 부여부터 전 직원 대상 포상 계획까지 전례 없는 규모의 주식 인센티브 제도가 잇달아 등장했다. 중국 내 인재 쟁탈전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증시 활황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억대 규모의 보상이 잇따르고 있다. AI 반도체 설계 업체 캠브리콘은 최근 핵심 인력 124명에게 60만 주를 지급했다. 발표 당일 주가 기준으로 1인당 평균 557만 위안(약 11억 5000만 원) 규모다. 캠브리콘은 지난달에도 2028년까지 적용되는 인센티브 플랜의 일환으로 전체 인력의 85.3%에 해당하는 직원 944명에게 500만 주를 부여했다. AI 데이터센터용 광트랜시버 제조업체 중지이노라이트는 4월 핵심 인력 99명에게 248만 주를 배정해 1인당 평균 2600만 위안(약 53억 7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안겼다. 반도체 장비 업체 AMEC는 지난 3월 전체 인력의 97% 이상을 포함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계획을 내놨고,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사 무어스레드도 4월 전체 인력의 85%인 1080명을 보상 대상에 올렸다.
창업주가 사재를 털어 직원 인센티브를 마련한 사례도 나왔다. 중국의 대표 D램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창업주 주이밍 회장은 자신의 파트너십 지분 절반에 해당하는 7억 6800만 주를 10년에 걸쳐 직원 인센티브로 출연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본인은 수혜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했다.
AI 연구 기업들 역시 상장 전 지분 배분과 무상 주식 부여 방식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올해 홍콩에 상장한 즈푸AI는 2021년 핵심 직원용 지분 보유 플랫폼을 통해 426명에게 지분 9.8%를 배정했으며 이들의 상장 후 지분 가치는 최신 주가 기준 1인당 평균 1억 홍콩달러(약 177억 원)를 넘는다. 미니맥스는 더 파격적이다. 지난 6월 상장 이후 첫 주식 보상 계획을 발표하며 실적 목표 조건 없이 근무 기간만 충족하면 주식을 무상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기존 빅테크 기업들도 스타트업으로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보상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있다. 텐센트는 최근 전체 발행 주식의 0.42%에 달하는 3860만여 주를 직원들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알리바바는 주가 변동성 위험을 줄이고 즉각적인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장기 현금 인센티브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인재 방어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