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19일(현지 시간) 브랜드 첫 초대형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의 글로벌 공개 장소를 미국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혁신의 도시’ 샌프란시스코로 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신차 판매의 약 3분의 1이 전기차일 만큼 미국 내에서 전동화가 가장 앞선 시장이다.
GV90의 월드 프리미어가 열린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는 1915년 파나마퍼시픽 박람회를 위해 세워진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적 건축물로 또 한 번 혁신이라는 브랜드 메시지와 장소를 일치시키려 한 의도가 읽힌다. 전동화 전환을 가속하고 있는 제네시스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최전선에서 최고급 전기 SUV를 각인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날 현장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과 미디어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제네시스는 2015년 브랜드 출범 이후 GV90까지 7개의 신차 라인업을 내놓으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11년간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163만 3700대에 이른다. 7년 8개월 만에 100만 대 판매를 돌파해 렉서스(9년)와 테슬라(12년)를 앞섰다.
특히 제네시스는 전통의 럭셔리 브랜드들이 내연기관 중심으로 레거시를 이어가는 데 반해 적극적으로 전동화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정 회장이 제네시스 출범 당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가는 친환경차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한 비전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제네시스는 GV90을 통해 2021년 GV60 이후 5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세그먼트 차량을 내놓았는데 둘 다 전기차 라인업이다. 최근에는 첫 하이브리드 모델 ‘GV80 HEV’도 출시했다.
친환경차 시장에서 현대차(005380) ·기아의 다음 카드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다. 정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향후 전동화 전략과 관련, “전기차(EV)는 EV대로 가고, EREV 쪽도 좀 많이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REV는 배터리와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에 발전용 가솔린 엔진을 백업으로 장착한 형태다.
현대차는 내년 북미 시장에 GV70 EREV를 선보인 뒤 라인업을 넓혀 중형 SUV로 중국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북미 연 8만 대 이상, 중국 연 3만 대 이상 판매가 목표다. 기아도 2030년까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픽업 트럭 EREV 모델을 출시한다.
정 회장은 아울러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며 배터리의 에너지밀도 향상, 안정성 확보가 전동화 확장을 위한 중요 과제임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