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촉으로 전파되는 매독이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전역에서 다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전국 매독 환자 수는 13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해외유입으로 분류된 환자는 121명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올해 들어 이달 12일까지 서울 해외유입 감염병 83건 중 매독이 39건으로 가장 많았다. 해외유입 질환 중에서도 매독 비중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매독 환자는 최근 수년 새 가파르게 늘었다. 질병관리청 통계를 보면 국내 매독 환자 수는 2022년 401명에서 2024년 2790명으로 2년 만에 7배 가까이 늘었다. 2024년 환자 중 남성이 약 78%를 차지해 여성보다 발생률이 3.5배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 853명, 30대 783명으로 20·30대가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이웃 나라 일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일본 내 매독 환자는 2020년 6619명에서 2022년 1만 3220명으로 처음 1만 명대를 넘어섰다. 이후 2023년 1만 5055명, 2024년 1만 4663명을 기록하며 4년 연속 1만 300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는 유흥업소 이용과 SNS·데이트 앱을 통한 불특정 다수와의 성접촉이 급증 배경으로 꼽힌다.
매독 확산은 동아시아만의 현상이 아니다. 2000년대 이후 서유럽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에서도 매독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는 보고가 나온다. 미국에서는 선천성 매독을 갖고 태어나는 신생아 수가 최근 10년 사이 약 10배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매독은 매독균(트레포네마 팔리덤) 감염으로 발생하는 성 매개 감염병이다. 성관계나 유사 성행위로 전파되며, 콘돔을 착용해도 덮이지 않은 부위가 노출되면 감염될 수 있다. 초기 증상이 가볍다 보니 자각하지 못한 채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감염 초기에는 작은 궤양이 생겼다가 사라지고 이후 전신 발진과 인후통, 두통, 근육통을 동반하는 2기로 진행한다. 수년 뒤 3기로 넘어가면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눈·뼈·뇌·심장 등에 손상을 입혀 실명, 마비,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임신부가 감염되면 사산이나 유산, 태아 기형 위험도 커진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4일 가나, 베트남, 피지, 파라과이 등 10개국 감염병 전문가 34명을 초청해 국내 감염병 감시·대응 체계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중앙정부와 25개 자치구, 관계기관 간 역할 분담과 협력 구조를 소개하고 최근 식품 매개 감염병 사례도 함께 다뤘다. 이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술리안티 사로소 감염병 전문병원 소속 전문의는 자국의 뎅기열 대응 경험을 발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