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국내 상장사 중 역대 최대인 40조 원어치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최근 막대한 성과급 지급 방침과 주가 급락이 겹치며 주주들의 불만이 거세진 가운데 파격적인 주주환원책을 내세우며 주가 부양에 나서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추가 대책을 통해 총 100조 원가량의 주주환원을 예고했다.
SK하이닉스(000660) 는 19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40조 43억 4000만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위해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3개월간 장내매수로 보통주 총 2407만 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매입·소각 물량은 전체 발행 주식 7억 3049만 2365주의 3.3%에 해당한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기록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주주환원도 그에 맞춰 유례없는 수준으로 이행한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증권사 컨센서스(평균 전망치) 기준 올해 266조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이에 증권사들이 내다보는 잉여현금흐름(FCF) 전망치도 연말에는 2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현금은 6월 말 기준 약 69조 원으로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주주환원 재원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 동안 FCF의 50% 이내에서 주주환원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이번 공시를 통해 재원을 FCF의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주주환원 재원은 증권사 전망치 기준으로 기존 수십조 원 이내에서 100조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특별배당 등을 포함해 60조 원 이상의 주주환원책을 연내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책 기간 내 현금흐름과 시장 상황, 배당가능이익 등을 고려해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가 주주환원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3분기 실적 발표 시점인 10월쯤 안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이번 주주환원 발표를 통해 최근 눌려 있는 주가가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한다. SK하이닉스는 “사업 경쟁력과 현금창출력, 중장기 성장성 등 회사의 내재가치가 현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주가 부양을 위해)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조기에 이행했다”고 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실적 성장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산업이 사이클상 정점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관측과 글로벌 경기 변동 탓에 이날 종가 기준 150만 원에 그쳤다. 6월 22일 291만 9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 미국 낸드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상장 추진과 임직원 1인당 7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