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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모텔 약물 살인’ 김소영 “죽고싶지 않다”… 검찰은 사형 구형

19.08.2026 1분 읽기

서울 강북구 모텔 등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남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소영(20)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오병희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2시 30분께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김 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 등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2명을 살해하고 4명에게 상해를 가한 범행 결과가 매우 중하다”며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들을 이용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생명을 빼앗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거짓으로 일관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소영 본인 소유 전자기기의 채팅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디지털 분석·점검에 응하도록 하는 준수사항도 요청했다.

이날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김 씨는 살인의 고의를 거듭 부인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정신과 약을 가루로 만들어 피해자들에게 마시게 한 사실은 있지만 성분이나 효능, 치사량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며 “피해자들의 성적 행동이 더 심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약물을 건넸을 뿐 살인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추가로 기소된 피해자 3명에 대해서는 약물이 든 숙취해소제를 건넨 사실 자체가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는 김 씨가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수면제 과다 복용의 위험성을 확인했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검찰은 김 씨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지난 1월 19일 챗GPT 대화 기록을 제시했다. 해당 기록에는 김 씨가 수면제를 과다 복용하거나 술과 함께 먹을 경우 어떻게 되는지 등을 묻고, 사망 위험성이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은 내용이 담겼다. 쓰러진 사람을 방치했을 경우 과실치사나 유기치사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은 뒤 구체적인 형량을 물어본 기록도 제시됐다.

재판부는 김 씨가 피해자들에게 건넨 알약을 사전에 가루로 만들어 둔 경위도 직접 물었다. 김 씨는 약을 “집에서 빻았다”고 답했고, 재판장이 “미리 준비한 것이냐”고 재차 묻자 “그런 것 같다. 만나기 전날에 주로 그랬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 유사강간 피해에 따른 트라우마 때문에 위협적인 상황에 대비한 것이었다며 남성들에 대한 반감이나 보복 감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최후진술에서 종이에 적어 온 내용을 읽어 내려가며 선처를 호소했다. 김 씨는 “절대 사람을 죽일 의도나 계획은 없었다”며 “사망한 피해자들이 계속 코를 골고 있어 자는 줄로만 알았고, 체포될 당시 두 명이 숨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을 건넨 행동은 잘못했다”며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구치소에 오기 전에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엄마와 언니 옆에서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었던 게 큰 행복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죽을 때까지 잘못된 행동을 잊지 않고 사죄하고 속죄하며 살아가겠다”며 “여기서 죽고 싶지 않다. 살려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모텔과 경기 남양주시 등에서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의식을 잃게 한 혐의로 지난 3월 구속기소됐다.

수사 과정에서는 김 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비슷한 수법으로 남성 3명에게 상해를 입힌 정황도 추가로 확인됐다. 검찰은 김 씨를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고 해당 사건은 기존 살인 사건과 병합됐다. 김 씨 측은 추가 피해자 3명을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들에게 약물이 든 숙취해소제를 건넨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피해자 유족 측은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재판부에 엄중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는 “피해자가 6명에 이르고 김소영이 건넨 숙취해소제는 호의로 포장된 무시무시한 살인 도구였다”며 “공판 과정에서 김소영이 챗GPT에 ‘수면제를 먹으면 죽을 수 있느냐’, ‘술과 함께 먹으면 위험해질 수 있느냐’고 질문하고 답변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남 변호사는 김 씨가 일부 피해자에게 약물을 건넨 사실 자체를 부인한 데 대해서도 “피해자가 약물이 든 음료를 마시고 실신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약물을 건넨 적조차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유가족 입장에서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폐지국인 만큼 실제 사형 선고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면서도 “현행 법체계에서 살인죄의 법정 최고형으로 사형이 존재하는 만큼 중범죄에 대한 선언적 의미의 사형 선고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구속기간 만료를 앞둔 김 씨의 특수상해 등 추가 기소된 혐의와 관련한 영장 심문을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재차 발부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오후 2시 25분께 김 씨에 대한 1심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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