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뉴욕 지역 사무소를 개설하며 미국에 처음 진출한 CJ는 식품·콘텐츠·물류 등 사업별로 현지 기반을 구축해왔다. 앞으로는 각 계열사가 쌓아온 사업 역량을 한데 모아 K라이프스타일 사업을 본격화한다. 제일제당은 상온 식품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뚜레쥬르는 2030년까지 1000개 이상의 매장을 열며 4DPLEX는 주요 극장 내 스크린X를 확대해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힌다는 목표다.
17일 CJ그룹에 따르면 CJ슈완스가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선보인 1인용 간편 냉동식품인 ‘비비고 라이스볼(주먹밥)’은 지난해 말까지 2800만 달러(약 39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CJ슈완스는 냉동식품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김 스낵, 떡볶이, 호떡, 소스류 등 상온 식품으로 제품군을 넓힐 계획이다. 페데리코 아레올라 CJ슈완스 아시안식품 총괄은 “비비고 만두는 미국 냉동 아시안 식품 시장에서 49~5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며 “냉동식품에서 거둔 성장 전략을 상온 식품에도 적용한다면 최소 2~3배의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내 20개 식품 생산 시설을 운영하는 CJ는 내년 말까지 사우스다코타주에 아시안 식품 전용 생산 기지를 건립할 예정이다.
CJ는 뚜레쥬르·비비고·KCON·4DX 등 식품·콘텐츠 사업을 차례로 확대해왔다. 1995년에는 영화 산업 진출을 위해 드림웍스에 투자했고 2004년 로스앤젤레스(LA)에 뚜레쥬르 1호점을 열며 베이커리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8년 DSC로지스틱스(대한통운), 2019년 슈완스(제일제당), 2020년 엔데버콘텐트(ENM)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규모를 키웠다. 2010년에는 비비고를 출시하며 K푸드 브랜드를 선보였고 2012년에는 세계 최대 K컬처 페스티벌인 KCON을 미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했다. 그 사이 북미 매출은 2017년 약 8000억 원에서 지난해 약 8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CJ는 그간 구축한 생산·유통·콘텐츠 기반을 활용해 미국 소비자의 일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CJ올리브영은 미국 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 확장을 계속하는 한편 세포라 등 현지 리테일 파트너를 통한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다. CJ푸드빌은 지난해 구축한 현지 생산 기지를 기반으로 뚜레쥬르 매장을 2030년까지 10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뚜레쥬르는 현재 32개 주에서 205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가맹점 비율이 약 90%에 이른다.
CJ ENM은 티빙의 미국 진출을 추진하고 CJ 4DPLEX는 4DX·스크린X 등 몰입형 상영 기술을 앞세워 현지 극장 시장 공략에 나선다. 최근 스크린X 전용으로 제작된 ‘스파이더맨’이 미국에서 호응을 얻는 등 몰입형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만큼 AMC·리갈시네마 등 주요 극장 사업자들도 관련 플랫폼 확대에 나서고 있어 이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CJ대한통운은 슈완스의 냉동식품 물류와 연계해 냉동 콜드체인 역량을 강화하고 해상·항공 국제운송 주선 등으로 물류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김진식 CJ 아메리카 대표는 “각 계열사가 미국 현지화를 통해 현지 생산·유통 등 자체 인프라를 갖췄다”며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