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치료를 통해 태어나는 아이가 빠르게 늘면서 잠복고환과 요도하열 등 남아 생식기 질환도 증가하고 있다. 남아의 생식기가 정상적으로 형성되려면 태아의 생식기가 형성되는 시기에 남성호르몬이 적절히 작용해야 하는데, 난임 시술 과정에서 임신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여성호르몬 등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난임 치료를 통해 태어난 출생아는 2022년 2만 3122명에서 지난해 4만 8981명으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체 출생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9.3%에서 19.2%로 9.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 5명 중 1명가량이 난임 치료를 통해 태어난 셈이다.
남아 생식기 질환 환자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5세 미만 남아 잠복고환 환자는 2022년 3971명에서 지난해 5351명으로 34.8% 증가했다. 잠복고환은 태아 때 형성된 고환이 출생 전 음낭까지 정상적으로 내려오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요도 입구가 음경 끝이 아닌 아래쪽에 형성되는 요도하열 역시 대표적인 선천성 남아 생식기 질환이다.
소아비뇨의학계에서는 난임 치료 과정에서 사용하는 호르몬이 태아의 생식기 발달에 영향을 미쳐 잠복고환·요도하열 등 남아 생식기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관진 서울대병원 소아비뇨의학과 교수는 “난임 치료와 이들 질환의 연관성은 입증된 사실”이라며 “임신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황체호르몬 등이 태아의 생식기가 형성되는 시기 호르몬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생식기 질환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난임 치료 과정에서 필요한 호르몬 사용을 줄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박 교수는 “난임 치료 과정에서 호르몬 투여를 줄일 경우 임신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출생 이후 잠복고환이나 요도하열 등이 확인되면 적절한 시기에 수술 등 치료를 받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