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영호남 지역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1㎾h(킬로와트시) 당 최대 18원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1㎾h당 약 182원이므로 10% 가까이 깎아주는 셈이다. 수도권은 인구와 산업이 밀집한 남부와 상대적으로 개발에 뒤처진 북부를 나눠 전기 요금을 차등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날 전력 수요 기업을 대상으로 개최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안’을 두고 기업 의견을 수렴했다. 기후부는 전국을 △수도권 남부 △수도권 북부 △충청·강원권 △경상·전라권으로 구분했다.
서울과 수도권 남부의 산업용 전력 요금은 현행대로 두고 수도권 북부는 1㎾h당 6~10원, 충청·강원권은 10~15원, 경상·전라권은 13~18원씩 인하한다. 권역별 전력자급률은 물론 인구소멸위기·지역산업위기·수도권으로부터의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전기 요금은 기본요금에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결정되는데 여기에 ‘지역별 조정요금’을 신설해 지역별로 요금을 차등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후부는 이달 말 공청회를 열어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차등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업계 반응은 긍정적이다. 당장 800조 원대 자금이 투입되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만 해도 팹4기에서 연간 7000억 원의 전기 요금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발 물량 공세 탓에 위기를 겪었던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충청권의 대산 산업단지를 제외하면 핵심 설비가 모두 경상 ·전라권에 몰려있다. 석유화학 산업의 연간 전기요금 납부액이 4~5조 원에 육박하므로 연간 최소 4000억 원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철 산업 역시 경북 포항시와 전남 광양시 중심으로 설비가 분포해 상당한 수혜를 누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전력공사의 재무 구조에는 비상이 걸렸다. 절감된 전기요금은 고스란히 한전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택용·일반용·교육용 전기요금에 비해 마진이 큰 편이어서 영업익 감소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전은 이미 중동 전쟁 여파로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익이 17% 가까이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