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섭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지난해 내부통제위원회 회의 등에서 “상사에게도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그래야 준법정신이 확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 전반의 경직된 조직문화를 지적한 것이다.
은행계 금융지주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 운영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사외이사들이 조직 문화와 대출 심사, 개인정보 보호 등 경영 전반의 위험요인을 짚고 개선방향을 독립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내부통제위원회 개최 횟수는 신한금융이 7회로 가장 많았다. 우리금융은 6회로 그 뒤를 이었다. KB금융은 4회, 하나금융은 2회 개최했다.
신한은 총 13건의 안건을 다루면서 윤리준법경영 체계와 내부통제,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대응 방안 등을 점검했다. 우리금융은 11개의 안건을 논의했다. KB는 책무구조도 운영실태와 준법감시 등 15건의 안건을 처리했고 하나금융은 내부통제 기본방침과 준법을 중시하는 조직문화 정착방안 등 2건을 다뤘다.
이 중 우리금융은 내부통제위가 내실있게 운영되고 있다. 우리금융의 윤리·내부통제위는 윤리경영실을 보조기구로 두고 있다. 윤리경영실장 임면 및 성과평가를 위원회가 관장하고 있다. 그만큼 독립성이 보장되는 셈이다.
사외이사의 구체적인 활동도 세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사외이사별 ‘주요 발언 및 토의 내용’을 ‘지배구조 및 보상 체계 연차보고서’에 별도로 공개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도 사외이사의 활동과 평가 내용을 공개하고 있지만 개별 사외이사가 경영진에게 어떤 의견을 전달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공시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우리금융 사외이사진은 직접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춘수 사외이사는 “기업 문화 진단 데이터를 5년·10년 단위로 축적하고 연도별 변화 추이를 직원들에게 공유하는 한편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개선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은주 사외이사는 “기업 문화 진단에 대한 직원 참여율이 크게 높아진 점에 대해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정기적으로 기업 문화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부서별 진단뿐 아니라 영업점까지 대상을 넓혀 실시하고 있다. 올해 7월에도 전사 진단을 진행했다.
내부통제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대출 심사부터 실행 이후 자산 현황 분석까지 연체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윤인섭 사외이사)”는 의견과 함께 “동산담보대출의 심사, 사후 관리, 회수 절차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이강행 사외이사)”는 주문도 나왔다.
해외법인의 내부 관리 체계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영섭 사외이사는 “외부감사인의 국외 영업점 점검 계획을 보다 충실하게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 같은 요구는 올해 실제 이사회 논의로도 이어졌다. 김춘수 사외이사는 올 7월 중 열린 제9차 정기 이사회에서 해외법인 관련 종합보고를 모든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자리에서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