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위축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공적보증과 정상화 자금을 대폭 투입한다. 주택 공급이 급감하지 않도록 주거 PF 사업장에 적용할 자기자본비율 규제도 2년 미룬다. PF 부실을 막기 위해 건전성 규제를 강화해온 기존 기조에서 한발 물러나 공급을 뒷받침하는 데 금융정책의 무게를 실은 것이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현재 26조 3000억 원 규모인 주택 공급 금융지원을 47조 8000억 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PF 보증과 정상화펀드, 은행·보험권 신디케이트론 등을 동시에 확대한다.
우선 정상 PF 사업장의 자금조달을 위해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공급을 크게 늘린다. 직전 3년간 연평균 13조 1000억 원이던 공급 규모를 향후 3년간 연평균 28조 7000억 원으로 2.2배 확대한다. 착공 예정 물량이 가장 적은 2027년에는 33조 원을 집중 공급한다.
보증 조건도 완화한다. 주금공의 ‘건축공사비 플러스 PF보증’ 공급액을 4조 원에서 5조 원으로 늘리고 주거 사업장의 보증 비율은 기존 90~95%에서 100%로 높인다. 보증을 승인받은 뒤 3개월 안에 착공하면 보증 수수료를 10% 추가로 깎아준다.
주거 PF 사업장의 자기자본비율 규제 시행도 당초 2027년에서 2029년으로 늦춘다. 정부는 2027년 5%를 시작으로 2028년 10%, 2029년 15%, 2030년 20%까지 자기자본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건설·금융업계가 자금조달 부담으로 주택 공급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주거 사업장에 한해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비주거 사업장은 기존 일정대로 규제를 적용한다.
부실 사업장에는 정상화 자금을 공급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3조 원 이상 규모의 PF 정상화 지원펀드를 새로 조성하고 자금의 60% 이상을 주거 사업장에 투자한다. 금융당국은 캠코펀드를 통해 최소 1만 8000채의 주택 공급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보험업권 신디케이트론도 현재 1조 원에서 5조 원으로 늘린다. 이를 통해 최소 2만 채의 공급을 지원하고 금융업권의 자체 정상화펀드도 7조 3000억 원에서 10조 원으로 확대한다. 캠코펀드와 신디케이트론을 합쳐 최소 3만 8000채의 주택 공급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금융권에서는 PF를 비롯한 공급자 금융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 방향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주택 공급 사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은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자금 공급만으로 주택 공급의 걸림돌이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PF 보증과 이주비 대출 지원이 사업 중단 위험을 낮추고 착공을 앞당기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토지비·공사비 상승과 인허가 지연, 높은 분양가에 따른 미분양 위험까지 풀지 못하면 실질적인 공급 증가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