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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대출 숨통 트였지만…수도권 비거주 1주택 전세대출 막힌다

13.08.2026 1분 읽기

금융위원회가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두 배 상향한 것은 예상보다 가파르게 늘어난 대출 수요로 실수요자의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은 연간 공급 목표를 상반기에 소진했고 일부 은행에서는 대출 오픈런까지 벌어졌다. 금융위는 “실수요자 부담을 덜고 투기는 차단하겠다”는 기조를 내세웠지만 대출 규제 강화와 완화안이 동시에 담기면서 정책 방향이 혼재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가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1.5%에서 3.0%로 높임에 따라 금융권의 공급 여력은 30조 원에서 60조 원으로 늘어난다. 추가 확보된 30조 원은 집단대출(이주비·중도금·잔금)과 청년·실수요자에 집중 활용된다.

금융권은 이번 조치가 선착순 대출과 같은 혼란을 줄이고 당장 숨통을 터주는 데 도움이 되면서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총량을 두 배로 늘리면 은행이 부여받는 규모는 9000억 원 이하”라며 “실수요자에게 도움이 되지만 현재의 수요를 커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도 늘린다. 담보인정비율(LTV)을 산정할 때 종전 자산평가액(기존 주택)과 종후 자산평가액(새 주택) 중 큰 금액을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이 경우 대출 한도가 평균 30%가량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서울 강북의 재건축 사례를 기반으로 기존 2억 4000만 원이던 대출액이 3억 2000만 원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LTV 40% 규정은 유지된다.

여기에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중소형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정비사업 대출 보증을 새로 출시하고 시공사·조합에 대한 추가 이주비 대출 보증 상품 또한 신설한다.

반면 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대출 규제는 강화한다. 당장 내년부터 수도권·규제지역에서 매수한 주택에 거주한 이력이 없으면 이를 ‘투기성’으로 간주해 전세대출 보증을 금지한다. 신규 전세대출은 물론 만기 연장도 불가능하다. 다만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주택에 거주한 이력이 있다면 보증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1주택자의 전세대출 건수는 6만 건(9조 3000억 원)에 이른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은 10%포인트 축소된다. 내년부터 수도권·규제지역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은 80%에서 70%로 낮아진다. 지방은 90%에서 80%로 조정된다. 무주택자의 보증 비율은 변함없다.

보증 비율이 줄어들면 위험 부담이 커진 은행들은 상환 심사를 더 깐깐히 할 수밖에 없다. A은행에 따르면 서울 전세대출 차주의 평균 대출액은 약 2억 5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보증 비율이 10%포인트 낮아지면 신용 리스크가 커진 은행은 한도를 최대 10% 줄이거나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높일 유인이 생긴다. 2500만 원 안팎의 대출액이 줄어들 수 있다.

시장에서는 유주택자에 한정해 보증 비율을 낮춘다고 해도 전월세 시장에 끼칠 영향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에는 직장·자녀 등을 이유로 본인 집을 둔 채 나와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에서 자기 집이 아닌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가 200만 이상”이라며 “대출 문제 등으로 기존 주택에 실거주하려는 수요가 많아지면 전세 공급은 줄고 전세가는 오르기 마련이다. 월세화 가속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주택금융을 취급할 유인 역시 지속적으로 축소한다. 금융위는 높은 위험가중치(RW)를 부여하는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항목에 고액, 높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고가 주택, 고LTV 주담대 유형을 신설해 평균 RW의 2~4배를 적용할 예정이다. 가계대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정 수준을 넘길 경우 쌓는 가계 부문 시스템 리스크 완충자본도 내년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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