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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채 발행 1.3배 늘어…“채권시장 블랙홀 우려”

12.08.2026 1분 읽기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고 있지만 한국전력공사의 채권 발행량은 최근 늘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전력 구매 단가는 오르는데 송전망 등 인프라 투자는 늘려야 해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전채 발행량이 늘면 연쇄 금리 인상을 유발해 회사채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채권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주 2년 9개월물 2900억 원, 3년물 7800억 원 등 총 1조 7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이날 2·3·5년물 등 총 2000억 원어치를 추가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7월 이후 이날까지 발행한 규모만 약 3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올 3분기는 아직 50일가량 남았는데도 지난해 3분기 총발행량(2조 6000억 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한전채 발행량이 급증한 것은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올 때 지불하는 전력도매가격(SMP)이 중동 전쟁 여파로 오르고 있는 반면 전기요금은 장기간 동결돼 부족한 운영·투자 자금을 채권을 통해 조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일평균 1㎾h당 SMP는 이달 1일 147.75원을 기록한 뒤 한전의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146원을 매일 웃돌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영업 환경은 더 어려워져 채권 발행량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한전은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4조 9127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상반기(5조 8835억 원) 대비 16.6% 줄어든 수치다. 하반기에는 중동 전쟁 기간 형성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분이 발전 연료비에 본격 반영되고 LNG 발전 비중도 늘어 영업이익이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결국 채권 발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전채가 늘어나면 전체 회사채 시장에도 악영향을 준다. 유통 물량이 늘어나 한전채 금리 자체가 상승하며 이는 다른 회사채 금리도 끌어올려 발행을 위축시킬 수 있다. 2022년 당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한전이 32조 원 규모의 역대급 채권을 발행하자 다른 회사채 금리도 급등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전채 3년물 금리는 11일 기준 4.183%로 연초 대비 1%포인트가량 치솟았다. AAA등급의 한전채가 4%나 되는 금리를 주기 시작하면 신용등급이 낮은 AA·A등급의 회사채는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지 않으면 기관투자가를 끌어오기 어렵기 때문에 발행금리를 더 높여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현재 무보증 AA- 회사채 금리는 이미 4.5~4.6% 수준을 보이고 있다.

차주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 속 채권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는데 한전채 물량이 더 늘어나면 추가로 금리를 밀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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