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채권시장이 출렁였다.
유 부총재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준금리 정책이 선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성장과 물가 경로 전망을 보면서 추가 기준금리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7월에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당분간 그 속도나 폭은 정말 복잡한 문제일 수 있지만, 확실한 건 사이클상 특별한 충격이나 요인이 없다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8월과 10월로 갈린 추가 인상 시점 전망 가운데 8월 쪽에 보다 무게를 둔 발언으로 해석했다. 오는 20일 퇴임을 앞둔 유 부총재가 직접적인 시점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금통위의 정책 판단에 필요한 메시지를 비교적 선명하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7월 금통위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에 대한 평가도 8월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유 부총재는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강화되고 물가가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7월 금리를 인상했다며 “2분기 GDP와 7월 물가 지표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상 사이클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적극적인 통화정책 대응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으로 꼽힌다.
유 부총재는 “이번 인상기는 교역조건 개선으로 전례 없는 명목 GDP 확대와 경상수지 증가가 동반될 것”이라며 “이례적 소득 증가세는 점차 내수로 파급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과거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오래 웃돌수록 기대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 등을 통한 파급 경로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현재 근원물가가 목표 수준을 벗어난 상황인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도 시장 예상보다 높은 금리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 부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가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의 3.50%를 넘어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공급 충격이 있었던 우크라이나 전쟁 때처럼 헤드라인 물가가 높이 올라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가를 올리는 측면이 공급 측면 유가 충격보다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근원 인플레 수요 압력으로 점진적으로, 계속적으로,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지속성에 따른 통화정책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근원물가가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압력으로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수요 압력 때문에 목표 수준을 벗어나 상당 기간 오래 갈 것이라고 보면 추후 한은의 성장·물가 전망을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재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0bp 오른 3.808%로 마감하며 지난달 30일 이후 8거래일 만에 3.8%대로 올라섰다. 10년물은 6.2bp 오른 4.301%를 기록했고, 30년물은 8.1bp 급등한 4.666%로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