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홀딩스(010060) 가 태양광용 웨이퍼의 두께를 얇게 만드는 이른바 ‘박편화(Wafer Thinning)’ 기술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 웨이퍼 슬림화로 회사측은 생산능력을 40% 가량 확대하는 한편 우주 태양광 시장도 선점하는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의 베트남 웨이퍼 자회사 네오실리콘테크놀로지스는 웨이퍼 두께를 기존 130마이크로미터(㎛)에서 110㎛로 낮추는 공정 전환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동일한 설비 용량(Capa)을 갖고도 연산 2.7기가와트(GW)인 웨이퍼 생산능력을 내년에 3.75 GW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 라인을 깔지 않고도 생산능력을 약 39% 확대하는 효과다.
박편화는 잉곳(실리콘 덩어리)을 얇게 절단해 같은 원재료에서 더 많은 장수의 웨이퍼를 얻는 기술이다. 폴리실리콘 투입량이 줄어드는 만큼 장당 원가가 내려가고 판매 가능 물량은 늘어난다.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셈이다. 같은 캐파를 유지하며 폴리실리콘을 덜 쓰는 선택도 가능하지만 회사는 물량을 늘리는 쪽을 택했다. 그만큼 고객 수요가 탄탄하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OCI측 공정 전환은 고객사 요청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고객사를 두고는 글로벌 우주기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주 방사선 환경에 대응하려면 웨이퍼를 얇게 만드는 편이 유리한데 이번 공정 전환의 방향과도 맞아 떨어진다.
유진투자증권은 웨이퍼 박편화 공정 전환과 별도 증설 계획을 언급하며 그 배경에 글로벌 우주기업으로 추정되는 장기공급계약(LTA)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관련 고객사로 스페이스X나 테슬라를 유력하게 상정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고객사와 계약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OCI홀딩스는 늘어난 태양광 웨이퍼 수요에 맞춰 대규모 증설도 함께 단행한다. 네오실리콘테크놀로지스는 웨이퍼 생산능력을 누적 기준 2028년 7.5GW, 2029년 11.5GW로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하고 하반기 관련 투자에 착수한다. 박편화로 확보한 3.75GW가 2027년 수요를 받아내면 그 이후는 증설로 대응하는 구조다.
폴리실리콘 자회사인 OCI테라서스도 35킬로톤(kMT) 규모 신규 증설을 결정하고 하반기 착수해 2029년 70kMT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1kMT는 1000톤이다. 이들 물량 대부분도 이미 판매처가 정해졌다. OCI홀딩스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신규 고객사와 LTA 체결로 기존 폴리실리콘 캐파가 전량 ‘솔드아웃’됐고, 증설 물량에 대해서도 공급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웨이퍼 부문 역시 기존 캐파를 웃도는 수요를 근거로 LTA를 선제적으로 체결해 2029년 물량까지 상당 부분 판매를 확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증설 계획도 웨이퍼 박편화 공정 전환과 맞물려 글로벌 우주기업향으로 추정되는 LTA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폴리실리콘 및 파생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Section 232) 최종안을 발표하며 품목별 최저수입가격(MIP)을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저가 제품의 우회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판가 상승 등 국내 업체들의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폴리실리콘 평균판매단가(ASP)가 10~15% 오를 경우 OCI홀딩스가 연간 약 10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OCI홀딩스는 중장기적으로 고객사와 추가 LTA 체결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미국 태양광 관련 밸류체인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폴리실리콘 관세 발표로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폴리실리콘 신규 판매가 확대될 것” 이라며 “하반기 추가 LTA 협상도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