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가 연간 구매액 1조 원에 육박하는 협력사 생태계를 자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공급망으로 키우고 있다. 협력사의 자금난을 덜어주는 금융 지원에서 시작해 생산 현장에 전문인력을 투입하고 기술 개발과 특허출원, 해외 판로 개척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1차 협력사가 받은 혜택이 2차 협력사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하면서 개별 협력사 지원을 넘어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2일 유한킴벌리의 ‘2025 지속가능성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한 협력사는 총 1255개, 이들로부터 구매한 재화와 서비스는 9435억 원에 달했다. 전년보다 협력사 수는 8%, 구매액은 5% 늘었다. 원부자재 협력사 127개와 외부 위탁 생산 협력사 80개를 비롯해 1000곳이 넘는 기업이 유한킴벌리의 공급망을 구성하고 있는 셈이다.
유한킴벌리는 이들 협력사를 단순한 납품 업체가 아닌 함께 경쟁력을 높여야 할 파트너로 관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 지원이다. 유한킴벌리는 금융기관과 상생협력펀드를 조성해 협력사가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고 생산·구매 자금을 미리 확보할 수 있는 네트워크론도 운영한다. 협력사 결제 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지난해 지원한 자금만 170억 원이다.
협력사의 매출 확대를 위한 지원 또한 병행하고 있다. 납품 물량 확대와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원자재 가격 등 납품 단가 변동 요인이 발생하면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가격에 반영한다. 협력사가 주요 원자재를 대신 구매해 공급해달라고 요청할 경우에도 이를 최대한 수용하고 있다.
기술 지원은 단순한 비용 보조를 넘어 현장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유한킴벌리의 전문 기술·경영 인력이 협력사를 방문해 생산성과 품질·불량률 개선을 돕는다. 공동 신제품 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협력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의 특허출원 비용 역시 지원한다. 기술 자료를 국가 공인 기관에 보관하는 기술 임치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의 지식재산도 보호한다. 지난해 기술 지원은 13건, 기술 보호 지원은 6건이었다. 전문인력 파견 등 인력 지원을 받은 협력사는 18개로 전년보다 4개 늘었다.
또 협력사의 지속가능경영 역량 강화를 돕는다. 유한킴벌리는 분산돼 있던 협력사 지원 기능을 공급망관리(SCM)를 지원·고도화하는 ‘SCM Enabling 본부’로 통합하고 구매본부와 함께 공급망 환경 ·사회·지배구조(ESG) 를 관리한다. 지난해 64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현장 평가를 진행한 결과 평균 점수는 88.7점으로 전년(87.6점)보다 상승했다. 소방 관리와 안전보건, 노동·인권, 화학물질·폐기물 등을 평가하는 사회적 책임 영역 평균 역시 전년 대비 0.5점 오른 91점을 기록했다.
유한킴벌리의 지원 범위는 1차 협력사에 머물지 않는다. 1차 협력사가 납품 단가 인상이나 현금 결제 확대, 결제 기일 단축 등의 혜택을 받으면 이를 2차 협력사에도 제공하도록 유도한다. 2차 협력사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하고 상생 프로그램을 성실하게 운영한 1차 협력사에는 거래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공급망 전반을 회사의 책임 영역으로 보고 ESG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금융·교육·품질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협력사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며 “협력사와 함께 공급망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