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잣집이나 비닐하우스, 여관 등 숙박업소에서 생활하는 주거 취약가구가 약 55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공사장 임시막사 등 주택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가구는 48만 가구에 이른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냉방시설에 취약한 주거환경에 놓인 이들이 무더위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어 정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 객실이나 판잣집·비닐하우스 등에 사는 가구는 54만 5000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 2324만 6000가구의 2.3%다.
세부적으로 숙박업소 객실에서 생활하는 가구가 5만 8000가구, 판잣집·비닐하우스가 9410가구였다. 나머지 47만 8000가구는 ‘기타’로 분류됐다. 기타에는 공사장 임시막사와 상가, 마을회관 등 주택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공간이 포함된다.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사는 가구는 계속 늘고 있다. 이 수치는 관련 통계가 현재 기준으로 개편된 2015년 40만 3000가구에서 2020년 49만 가구로 21.5%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020년보다 11.2%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지만 주택에 안정적으로 거주하지 못하는 가구는 오히려 증가했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주택보급률은 103%로 산술적으로는 가구 수보다 주택이 더 많은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4만 8000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13만 1000가구로 뒤를 이었다
이들이 거주하는 판잣집, 비닐하우스, 숙박업소 객실, 기타 주택 이외의 거처는 호(戶)수로 32만 7000호다. 이번 세제 개편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내게 될 공시가격 14억 원 초과 공동주택 36만 3000호와 유사한 규모다. 고가 주택 만큼이나 취약 거처가 많은 셈이다.
최근처럼 폭염이 이어지는 시기에는 주거 취약가구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일반 주택에 비해 냉방시설을 제대로 갖추기 어렵고 지붕과 창호 등의 단열 성능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폭염에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달 7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폭염 취약계층이 안전하게 혹서기를 지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