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 충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공사비만 1조 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 같은 용수 인프라 확충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추진하고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10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25일 국무회의에서 서남권 반도체 산단 용수 인프라 확충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심의·의결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크게 동복댐 15m 증고, 도수관로 설치, 광주 제1하수처리장 내 하수 재이용 시설 설치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들 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최종 면제 여부는 기획예산처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거쳐 결정된다.
총사업비 규모는 1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동복댐을 15m 높이기 위한 비용은 약 4650억 원으로 예상됐는데 내부 검토 결과 사업비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도수관로를 설치하는 비용 역시 5000억 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남권 반도체 산단에 필요한 용수 65만 톤(하수 재이용수 제외) 중 30만 톤을 담당하는 동복댐의 관리 주체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 한국수자원공사로 전환한다. 국가 주도 사업으로 전환할 경우 증고 공사에 필요한 시간을 10년에서 3년 11개월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어서다. 기후부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의 비용 분담 비율은 추후 논의를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한 속도전·전격전을 강조한 만큼 기후부는 전력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물과 전기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인공지능(AI)도 없다”며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는 2~3년이면 짓지만 고압 송전망에 필요한 345㎸(킬로볼트) 변전소 신설에는 5~10년이 필요해 전력 설비의 사전적 공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장관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100GW(기가와트)까지 늘리고 필요시 원전 신설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029년까지 영광군 한빛 원전과 연결된 345㎸ 규모의 신장성·신광주 변전소를 광주 군공항과 잇는 송전망 건설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약 25㎞ 내외 구간 대부분을 국도 49호선과 황룡강변 국유지를 활용해 지중화 방식으로 건설하는 것이다. 부지 매입 절차를 생략할 수 있고 외부 구조물이 없어 지역 주민과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반도체 산단 내 원활한 열 공급을 위한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소 설립도 검토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최근 “반도체 팹 4기에 필요한 6.3GW의 전력은 현재 원전과 재생에너지만으로도 가능하다”면서도 “일부 공정에 열이 필요할 수 있고 증기는 전기로 공급하기 어렵기 때문에 LNG 발전소를 지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또 다른 메가 프로젝트인 용인 반도체 산단과 18.4GW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고압 송전망 건설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철탑 신설 수요를 40% 이상 줄일 수 있는 공법을 활용하고 인구 밀집 지역을 지나는 고압선은 원칙적으로 지중화해 주민 갈등을 최소화하는 식이다. 송·변전 설비 주변 지역 주민이 한국전력공사의 전력망 사업에 투자할 경우 8~10% 고정금리 수준의 투자 수익금을 주는 방식의 계통 소득 마을 사업도 내년 상반기 중 시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