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락한 메모리 반도체주에 대해 모건스탠리가 조정 국면이 끝났다는 진단을 내놨다. 다만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데다 외국인 자금 이탈도 이어지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 발간한 아시아 기술주 보고서 ‘메모리-작은 굴곡’에서 “지금까지 메모리 산업에서 나타난 가장 가파른 조정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전술적 재진입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조정을 메모리 업황 사이클이 성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작은 굴곡’으로 평가했다.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향후 주가 상승의 주요 촉매로 꼽았다.
다만 올해 4분기부터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재고와 공급이 증가하면서 추가적인 실적 전망 상향 여력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공지능(AI) 설비투자와 주주환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각각 260만원과 37만5000원으로 유지했다. SK하이닉스의 2026회계연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기존보다 13% 높였지만 삼성전자는 10% 낮췄다.
변동성은 낮아졌지만 외국인은 관망
한국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 증시의 변동성 지수는 지난 6월 사상 최고치인 96.9에서 지난 7일 75.59로 떨어져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으로 미결제 마진 부채가 감소하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가 강화된 영향이다. 모건스탠리는 “디레버리징(차입 청산) 과정이 절반 이상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해외 자금은 아직 적극적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글로벌 펀드는 6월 300억 달러를 매도한 뒤 7월 62억 달러, 8월 들어 43억 달러를 추가로 팔았다.
아르케비움 캐피털의 막상스 비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내 개인에서 해외 기관으로의 손바뀜이 시작되는 듯하다”면서도 “몇 번의 안정된 거래일만으로는 부족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가격 발견 메커니즘(매수·매도자가 시장에서 거래를 통해 적정 가격을 찾는 과정)이 정상화됐다는 증거를 원한다”고 말했다.
코스피 PER 5.1배…“저평가됐지만 신중”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1배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템플턴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리아오 이핑은 “삼성과 하이닉스는 저평가돼 있고 실적 전망도 강하지만, 극심한 변동성이 투자자들을 조심스럽게 만든다”며 “공격적 매수보다는 조금씩 늘려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12개월 목표를 1만2000으로 제시하며 “변동성이 줄어들면 펀더멘털이 다시 힘을 발휘할 것이고, 매우 매력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매튜스 인터내셔널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션 테일러는 “펀더멘털은 건전하지만, 시장 레버리지와 포지션이 과열돼 (투자를) 잠시 멈추고 있다”며 “아마 한 달 정도 더 관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위기급으로 흔들리는 코스피의 추락
“주식 수익 1%만 소비” 피치가 포착한 한국인 잔혹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