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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요법 한계”…국내서 숨고르는 ‘렉라자’

10.08.2026 1분 읽기

폐암 1차 치료 급여 확대를 발판으로 국내 처방 시장에서 고공행진하던 국산 항암제 ‘렉라자’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경쟁약인 ‘타그리소’가 초기부터 진행성 폐암까지 적응증을 전방위적으로 넓히며 시장 방어에 나선 데다, 차별화 카드인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건강보험 급여가 지연되면서 성장축이 한계에 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 의 폐암 신약 렉라자는 올 2분기 201억 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월평균 60억 원을 웃도는 규모지만 전년 동기 205억 원보다 2.1% 줄었다. 2021년 출시 이후 전년 동기 대비 분기 처방액이 감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겨냥한 3세대 표적항암제다. 유한양행이 2018년 미국 존슨앤드존슨(J&J)에 기술수출한 이후 국산 항암제로는 처음 미국과 유럽·중국 등에 진입했다. 국내에서도 2024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되며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오랜 독점을 깨고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4년 1분기 90억 원이던 렉라자의 처방액은 2025년 3분기 217억 원까지 확대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203억 원, 올 1분기 191억 원으로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2분기 소폭 반등했지만 전년 동기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상반기 누적 처방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2.7%로 경쟁약인 타그리소(23.7%)를 밑돌았다. 두 제품의 원외처방액 합계에서 렉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9.7%에서 26.0%로 1년 새 3.7%포인트 하락했다. 원외처방액은 환자가 외래 진료 후 약국에서 처방을 받은 약제비다.

EGFR 표적항암제는 국내 폐암 치료제 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 3명 중 1명꼴로 EGFR 변이가 발견될 정도로 잠재적 치료 대상군이 넓고, 장기 복용 환자 비율도 높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렉라자와 타그리소의 원외처방액 합산액은 1508억 원에 달했다. 렉라자는 국내 개발 신약이라는 상징성과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이 높아 뇌전이 환자도 뛰어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국내 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 시장에 빠르게 침투했다. 특히 J&J의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은 글로벌 임상 3상에서 타그리소 단독요법보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낮추며 렉라자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J&J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라즈클루즈(렉라자의 미국 제품명)와 리브리반트는 올 상반기 5억 4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70.4%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다르다. 렉라자와 달리 비급여 상태인 리브리반트와 병용할 경우 연간 약값이 1억 5000만 원을 훌쩍 넘다보니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처방은 극히 제한적이다. 해외에서 렉라자 병용 처방에 날개를 달아준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 제형은 국내 허가 신청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 선발주자인 타그리소는 항암화학요법 병용, 종양 절제 후 보조요법, 절제 불가능한 3기 폐암 등 적응증을 차별화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확인된 임상적 가치가 국내 처방 시장에서도 구현되려면 리브리반트 SC 제형과 급여권 진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급여의 열쇠는 사실상 리브리반트의 가격과 재정 분담 방안인데 병용요법은 각 제품의 공급사가 달라 급여 등재 과정이 더욱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며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건보 재정 부담을 낮출 방안을 얼마나 빨리 마련하느냐가 렉라자의 다음 성장곡선을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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