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카드사인 마스터카드가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온체인 금융 전환에 발맞춰 코인 정산 사업에 나섰다. 미국 뉴욕주의 가상자산사업자 면허를 취득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마스터카드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에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해 차세대 결제 인프라를 선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셰리 헤이먼드 마스터카드 디지털사업화 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가상자산사업자 면허인 비트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기존에는 중개기관을 거치던 스테이블코인 정산을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마스터카드는 미국 면허 취득에 앞서 이미 해외에서 스테이블코인 정산 실험을 마쳤다. 콜롬비아 핀테크 ‘달러앱’과 함께 유에스디코인(USDC)을 활용한 첫 거래를 완료했으며 현재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7월에는 미국과 영국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도 올해 안에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공동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인 오픈유에스디(OpenUSD) 컨소시엄 참여를 알리기도 했다. 헤이먼드 부사장은 마스터카드가 특정 스테이블코인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하는 ‘멀티레일·멀티코인’ 전략에 따라 여러 스테이블코인 연합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스테이블코인을 우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 수요에 맞춰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마스터카드가 스테이블코인 지원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AI 결제 시장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헤이먼드 부사장은 “스테이블코인을 코어 네트워크 안으로 통합한다는 것이 비자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BVNK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기능을 네트워크에 내재화해 고객에게 더 많은 유연성과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의 대표 사례가 최근 공개한 ‘에이전트 페이 포 머신스(Agent Pay for Machines·AP4M)’이다. AI 에이전트와 기기가 사람의 개입 없이 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결제 인프라로 카드뿐 아니라 은행 계좌와 스테이블코인을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스터카드는 이를 위해 코인베이스와 OKX·리플·솔라나·폴리곤·에이브 등 30여 개 블록체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헤이먼드 부사장은 AI 에이전트를 새로운 고객군으로 정의하며 “에이전트 결제는 ‘가능할 것인가(if)’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when)’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카드 결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AI 에이전트 결제는 기존 거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거래량을 만들어내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마스터카드는 여러 국내 기업과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이먼드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은 혁신 수준이 높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과거 삼성페이 출시 과정에도 참여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