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의 하투가 장기화하면서 판매 반등을 이끌 신차 생산마저 제때 이뤄지지 못할 형국이다. 노조가 출시를 앞둔 신차의 생산 라인 투입까지 막아서 연말까지 신차를 대거 출시해 상반기 판매 부진을 만회하려던 현대차(005380) 의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말 울산공장 생산라인에 투입 예정이던 신형 투싼 시범 모델을 가로막았다. 현대차는 이르면 이달 중 완전변경한 신형 투싼을 시장에 내놓는 것을 목표로 양산 준비를 서둘러왔다.
회사측은 파일럿 설비에서 양산 공장으로 신형 투산의 품질을 점검하는 막바지 검증 작업만을 남겨 놓고 있다. 하지만 노조가 파업을 이유로 이미 양산 중인 차뿐만 아니라 테스트용 차까지 라인 투입을 막으면서 출시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문제는 임금 협상안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어 신차 검증 작업이 언제 재개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노조는 지난달 사측과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3차례에 걸쳐 총 9일간 부분 파업을 단행했다. 파업 시간도 당초 하루 4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리며 투쟁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이달 중순 추가 교섭을 앞두고 있지만 양측 입장 차이가 커 하투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노조는 삼성전자(005930) 성과급 협상 타결을 앞세워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과 월 기본급 14만 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골자로 한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해놓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조 3648억 원의 순익을 냈는데 노조 요구대로라면 3조 원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해야 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해고자를 복직시키고 정년도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난색을 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사 갈등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현대차의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 실적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 판매량이 올 상반기(31만 4900대)에만 지난해 동기 대비 10.8% 줄어드는 등 ‘안방’에서 부진한 영향이 컸다.
이에 현대차는 하반기 신형 투싼을 포함한 6종의 신차를 잇따라 쏟아내 판매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노조의 무리한 요구 속에 하투가 지속되면 계획한 신차들도 줄줄이 출시가 밀릴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