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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원팀 위력…HBM4E 양산도 앞당겨

09.08.2026 1분 읽기

삼성전자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의 ‘황금 수율’을 잡으면서 SK하이닉스와 HBM 시장에서 벌이는 주도권 다툼이 새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가 과반 점유율로 독주하던 HBM 시장은 이제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수율 안정화를 바탕으로 한 ‘생산능력’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005930) 가 예상을 깨고 HBM4 양산 반년 만에 80% 수율에 도달한 배경으로 ‘일괄 대응(턴키) 체제’의 시너지를 꼽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부터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조직이 설계 단계부터 원팀으로 협업해 속도와 전력·발열을 동시에 제어하고 최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고수율 달성의 최대 난제로 꼽히던 ‘열압착 비전도성 필름(TC-NCF)’ 공정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수율 안정화를 무기로 시장 탈환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3분기 HBM4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HBM4 매출이 전체 HBM 매출의 60%를 넉넉히 상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 업계도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 역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가 올해 HBM 비트 출하량 기준 점유율 48%로 1위를 유지하겠지만 내년에는 삼성전자가 41%를 차지하며 SK하이닉스(39%)를 근소하게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압도적 1위를 유지해온 SK하이닉스의 방어도 만만치 않다. SK하이닉스는 HBM 1세대부터 모든 세대 제품을 대량 양산해본 경험과 굳건한 고객 신뢰도를 최대 무기로 내세우며 선두 수성에 나섰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세일즈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HBM4 경쟁력은 안정적인 수율과 품질로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역량까지 아우를 때 완성된다”며 “현재 양산 수율과 품질은 성숙 단계에 진입한 이전 세대(HBM3E) 제품과 근접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4 수율이 80%대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높은 수율을 담보했던 ‘어드밴스드 매스 리플로 몰디드언더필(MR-MUF)’ 기술을 기반으로 이미 HBM4에서도 높은 수율을 확보한 만큼 삼성전자의 거센 추격에도 안정적인 물량 대응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이에 HBM4 수율 안정화와 함께 글로벌 빅테크의 수요에 대응해 화성·평택 사업장을 중심으로 단기 설비 증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화성캠퍼스 제1단지(H1)에서는 유휴 클린룸을 활용해 범용 D램 엔드팹(웨이퍼 제조 전공정의 마지막 단계)을 증설하고 있다. 평택캠퍼스에서는 평택4공장(P4)에 최신 HBM용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6세대(1c) D램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한편 신규 부지에 5공장(P5-1)과 6공장(P5-2) 건축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신규 팹 건설부터 실제 웨이퍼 생산까지 통상 3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2028년까지 대규모 신규 공급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존 생산 거점의 유휴 공간 활용과 신규 팹 건설을 병행해 공급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진정한 HBM 패권 다툼은 이에 따라 내년 양산 전망인 7세대 HBM4E 시장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HBM4E 개발에서도 사실상 9부 능선을 넘으면서 양산 출하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전해졌다.

송재혁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은 6월 말 열린 사내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HBM4E 신뢰성 테스트 수율이 70% 이상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차세대 10나노급 7세대(D1d) D램 공정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통상 업계에서는 수율 80% 이상을 생산 성숙 단계로 보는데, 아직 신뢰성 테스트 단계임에도 70%를 넘겼다는 것은 개발이 안정권에 진입했음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앞서 5월 말 주요 고객사들에게 HBM4E 12단 샘플을 보낸 상태다. 이 제품은 엔비디아가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루빈 울트라’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4E 수율까지 선제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의 공급망 다변화 셈법도 복잡해졌다”며 “생산능력을 쥐고 있는 삼성과 양산 품질에서 우위를 점해온 하이닉스의 4분기 공급 확대 속도가 향후 시장 구도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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