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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폐지, 특검만 ‘예외’…“자체모순에 법적 혼란 야기”

09.08.2026 1분 읽기

개정 형사소송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전면 폐지됩니다. 이로써 1954년 형소법 제정 이후 72년 동안 유지돼온 검사의 직접 수사 체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특별검사팀(특검)에 파견된 검사의 경우 압수수색과 피의자 조사 등 직접 수사가 가능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형소법 개정이 법률상 ‘자기모순’에 빠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향후 특검 수사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에 어긋난다’거나 ‘평등권을 위배한다’는 등 법률·헌법상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9일 정치·법조계에 따르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다는 내용의 형소법 개정안이 지난 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는 국회가 지난달 31일 본회의를 열고 형소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한 지 나흘 만입니다.

이에 따라 검사는 직접 수사가 불가능합니다. 발생·인지 사건은 물론 고소·고발 사건까지 사법경찰관이 수사하고, 검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나 경찰 등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만 있습니다. 또 체포·구속·압수수색 영장도 사법경찰관이 신청해야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예외는 있습니다.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은 국회 문턱을 넘은 특검법에 따라 수사는 물론 기소까지 가능합니다.

입법에 따른 것인 만큼 현행법상 당장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특검 파견 검사에게 수사의 길을 열어주는 조항이나 부칙 등이 특검법에 포함돼 있는 만큼 법적 문제로 비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특검법에서는 특별수사관으로 임용하는 변호사에게도 수사 권한을 준다”며 “특별법이라는 점에서 기존 일반법과 다른 예외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개정 형소법과 함께 국무회의를 통과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투표용지 부족 사태 특검법)’의 경우 제7조에 특검의 직무 범위를 △사건 수사 △공소 제기 △공소 유지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부칙 제5조(공소청법 등의 시행에 따른 경과조치)에는 ‘공소청법이 시행되거나 형사소송법이 개정되어 시행되는 경우 이 법 시행 당시의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중 검사의 직무와 권한·의무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판사 출신인 한 학계 관계자는 “BBK 특검법 사건 등에서 헌법재판소는 특검의 수사 대상을 정하는 과정에서 국회의 폭넓은 재량을 인정한 바 있다”며 “검사의 직접 수사는 제한하면서 특검에는 수사권을 부여하는 게 어색하게 보이지만, 특검법 시행 당시의 검찰청법·형소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특별법과 일반법 간 효력 문제가 쟁점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칙 등으로 예외를 둔 데 대해 법 체계가 ‘자기모순’에 빠진 모양새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특검에 파견된 검사에게만 개정 형소법을 적용하지 않는 것을 두고 ‘평등권 위반이다’, ‘적법절차에 어긋난다’는 등 법률·헌법상 문제 제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칙으로 예외를 두는 등 임의로 적용하고 싶은 사항에 대해 특별 조항을 계속 만들지 말라는 게 법의 정신”이라며 “검사의 수사권을 모두 박탈하고도 왜 필요할 때만 검사를 파견받아 특검을 운영하려고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향후 특검 수사로 기소된 피의자가 재판 과정에서 특검 검사의 수사를 두고 ‘적법절차에 어긋난다’거나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을 제기할 수 있다”며 “그만큼 형소법상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계 관계자는 “‘수사·기소 분리가 인권 보호와 권한 남용 방지에 필수적’이라는 명분에 따라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했는데, 특검만 왜 예외를 두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며 “일반 사건인지 특검 수사 대상인지에 따라 절차법과 증거법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인용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일반 피의자와 달리 특검 수사 대상 피의자의 경우 평등원칙·적법절차 위반을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할 수 있다”며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특검에 파견돼 수사했다는 점을 근거로 위법수집증거라는 주장도 피의자 측에서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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