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담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 및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졸속 국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적극 환영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 대변인은 8일 논평에서 “일단 발표하고 국민이 반발하면 고치는 졸속 국정을 즉각 중단하라”며 “여론의 거센 저항이 없었다면 졸속 개편안을 그대로 밀어붙였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 투자 대상을 국내로 한정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고 기존 ISA 제도의 혜택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청년층과 해외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개인의 선택의 폭을 좁히고 국내 주식 투자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상속·증여세를 줄이려 주가를 일부러 낮추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가 적발되면 주식 가치를 최소 30% 높여 세금을 매기는 내용의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두고서는 기업들이 일부 기간에만 주가순자산비율(PBR) 순위를 관리하는 편법을 쓸 여지가 있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관련해 이 대통령은 7일 오전 참모들과의 상황 점검 회의에서 이들 정책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비판을 보고 받고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ISA 개편안에 대해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고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대해서는 “왜 본래의 개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제도를 그렇게 설계한 것이냐”고 꼬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수석 대변인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재검토를 지시하며 ‘왜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진행했느냐’고 참모들을 질책했다”며 “국민이 분노하면 정책 입안자를 탓하고 문제가 터지니 보고가 잘못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드러난 것은 대통령도, 청와대도, 정부도 발표 전에 정책의 파장과 부작용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ISA 혜택 축소의 충격도, 비거주 1주택자 과세가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도, 주가 누르기 방지 제도의 역효과도 걸러내지 못했다”며 “선발표 후번복의 아마추어 행태에 국민과 시장만 피멍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 세제 개편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을 제대로 만들 능력도, 사전에 검증할 실력도, 실패를 책임질 용기도 없는 ‘3무(無) 국정’의 민낯”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ISA 한도 이월과 기한 연장은 반드시 원상복구 돼야 한다”며 “청년과 서민의 삶을 모르면서 무슨 자격으로 세금을 매기고 법을 바꾼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한편 여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를 두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수많은 개미 투자자에게 장기 투자를 위해 ISA 계좌를 권유했던 본래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더 이상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바로잡도록 조치하신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적극 환영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이소영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바로잡겠다. 재정경제부는 정신 차리시라”고 적었다. 이훈기 의원도 “이소영 의원과 제가 대표 발의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K-코스닥 지킴이’, ‘K-개미 지킴이’가 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