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던 휴온스(243070) 주사제 사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제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말 공장 실사 이후 리콜과 수입경보, 워닝레터가 잇따르면서 연내 북미 수출 정상화가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리콜 비용까지 실적에 반영되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휴온스는 미국 유통 제품 리콜과 관련한 판매보증비 53억 원을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한 데 이어 4월부터 미국에 공급한 바이알과 앰플 약 6700만 개에 대한 리콜을 진행했다. 이는 FDA가 지난해 11월 제천 공장을 실사한 뒤 ‘무균성 보장 부족’을 이유로 FORM 483과 통관 보류 조치를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더욱이 FDA는 올해 6월 휴온스 충북 제천 주사제 공장에 ‘워닝레터’를 발급했다.
주사제 리콜 여파는 실적에도 직격탄이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온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4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28억 원 흑자에서 올해 6억 5000만 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123억 원에서 1억 9000만 원으로 98.5% 급감했다.
문제는 주사제 리스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자료 제출만으로 해결이 가능한 FORM 483과 달리 워닝레터는 수출 재개를 위해 FDA 재실사를 통과해야 한다. 휴온스의 지난해 북미 주사제 수출액은 전년 대비 52.3% 증가한 184억 원을 기록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던 사업인 만큼 미국 수출 공백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휴온스 관계자는 “워닝레터로 불거진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 연말 FDA 재실사, 2027년 초 수출재개를 목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회사들의 수익성도 뒷걸음질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업체 휴온스엔은 지난해 5월 휴온스의 건기식 사업부를 양수한 영향으로 매출이 117억 원에서 180억 원으로 53%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익은 지난해 2억 3000만 원 흑자에서 올해 적자(12억 4000만 원)로 돌아섰다.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올해 6월 휴온스에 흡수합병된 휴온스생명과학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매출은 65억 1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7400만 원으로 같은 기간 58% 확대됐다. 자회사를 제외한 휴온스 별도기준 매출은 11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316억 원보다 16% 감소해 본업 부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실적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주사 휴온스글로벌(084110) 은 5월 피하주사(SC) 전환 플랫폼을 보유한 자회사 휴온스랩을 휴온스에 흡수합병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휴온스랩의 자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다만 휴온스랩의 재무 상황을 둘러싼 우려도 나온다. 휴온스랩은 지난해 매출 8000만원, 순손실 102억원을 기록한 자본잠식 상태로 합병 이후 휴온스의 재무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휴온스글로벌은 “합병 이후 휴온스의 연구개발비가 확대되면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유지와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휴온스는 이달 4일 한국거래소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른 휴온스글로벌의 이행 절차를 이유로 임시 주주총회 등 합병 일정을 전면 연기했다.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들은 “일반주주의 부를 지배주주 일가와 특정 재무적투자자(FI)에게 이전하는 편법 구조”라며 합병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주사제 사업 정상화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사업 재편마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휴온스의 실적 회복 시점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