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정부 업무보고를 받던 중 “개정된 형사소송법을 안 읽어봐서 그러는데 법안에 의하면 검사가 수사를 하면 안 된다고 돼 있느냐”고 물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질문은 검찰과 경찰이 함께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에서 앞으로도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지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형소법 개정안은 수사·기소 완전 분리 차원에서 검사의 직접수사권뿐 아니라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형사 체계의 근간인 법률을 78년 만에 대수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4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사필귀정”이라며 해당 안건을 심의·의결하고 재가까지 했다. 그런데도 법안 내용을 읽지조차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입법 절차 결함 논란도 부를 수 있는 사안이다.
이번 사태의 1차 책임은 여당에 있다. 당초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권에 대해 “(공소시효 임박 등)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독단에 빠져 이번 법 개정을 밀어붙였다. 국무위원들도 문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그간 보완수사권 폐지의 부작용을 수차례 밝히고도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건의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검사 수사권 완전 박탈로 검사가 검경 합수본 수사를 주도할 근거가 사라졌는데도 실질적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형소법 졸속 개정을 자성하고 부작용을 막을 보완 입법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우선 기존 수사들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 특히 마약 범죄 등을 담당하는 9개의 검경 합수본 및 합수단이 헛바퀴를 돌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완수사권 폐지 대신 형소법에 반영된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위 법령들을 정교하게 손질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건 송치 범위도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뿐만 아니라 민생·경제 범죄 및 공직 비리, 국가 안보 관련 중대 범죄로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수사권을 사실상 독점하게 된 경찰의 사건 조작·은폐 및 부실 수사 가능성을 차단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