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나 가세요.”
검사의 직접·보완 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필명·30) 씨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해 온 김 씨는 이달 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옥에나 가세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해당 게시글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동상 옆에 앉은 김 의원 사진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님, ‘야~ 기분 좋다~!!!!’라고 하고 계시지요? 내 주신 숙제 다 끝냈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댓글을 달았을 당시 심정을 묻자 김 씨는 “ 범죄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지옥과 앞으로 국민들이 겪게 될 지옥과는 상반되는 사진과 글이 화가 났다“며 ”감정을 최대한 꾹꾹 눌러 담아 그러한 댓글을 쓰게 됐다“ 고 말했다.
김 씨가 이토록 화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지옥 속에 살고 있다는 그는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해 가해자들만 행복한 나라가 됐다”고 토로했다.
보완수사 금지? “국가폭력 사태”
김 씨는 2022년 5월 22일 부산 서면의 한 오피스텔 현관에서 일면식 없는 30대 남성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당시 경찰은 중상해 사건으로 보고 가해자를 검찰로 넘겼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살인 고의를 추가 확인해 살인미수죄로 가해자를 재판에 넘겼다.
이후 2심에서는 검찰의 추가 DNA 감정을 통해 청바지 안쪽에서 가해자 DNA가 확인됐고, 검찰은 강간살인미수 혐의를 공소장에 추가했다. 가해자는 지난 2023년 강간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돼 징역 20년형을 확정받았다.
지난 4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보완수사 금지, 지옥문이 열렸다’ 긴급 간담회를 연 김 씨는 “당시 살인미수를 입증하는 데는 검찰의 힘이 컸다”고 회고하며 “지금 이 사태는 국가폭력 사태다. 피해자 중에 핑퐁 수사를 받아야 하는지 불안해하는 분들도 있고, 자기 재판이 검찰이 끝나기 전에 끝날지 불안감을 호소하는 분도 있다.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설립되면 보완될 거라고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보완수사권 폐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X(엑스·구 트위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써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4일 해당 법안 공포안은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김 씨는 “범죄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제도들은 편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며, 정부를 향해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서 다른 이슈에 묻어가려 하지 말고 정면돌파하는 자세를 갖춰달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