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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암, 치료 그 이후를 생각하다

06.08.2026 1분 읽기

“나는 아직 젊으니까 암은 아닐 거야.” 이렇게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암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중장년층에서 더 흔하다. 사망률이 높기로 악명 높은 폐암 역시 흡연 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커지는 만큼, 고령 환자 비중이 월등히 높다. 젊은 시절에는 병원을 찾을 일 자체가 많지 않다. 몸이 조금 불편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예고 없이 찾아온 암은 젊은 환자에게 더욱 낯설고 당혹스러운 현실로 다가온다.

우리나라에서 20~30대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대표적인 암으로는 유방암과 대장암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진료하는 폐암이나 육종, 피부암에서도 젊은 환자를 어렵지 않게 만난다. 이들에게서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몸에 이상을 느끼거나 심지어 혹이 만져져도 “설마 암이겠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학업이나 직장 생활로 바빠 검사를 차일피일 미루기도 한다. 그러다 암이 상당히 진행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뒤에야 진료실을 찾는 환자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젊어서 암이 생긴 환자들은 치료를 시작하면서부터 그 이후의 삶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중장년층 환자들은 당장 눈앞의 고통과 치료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젊은 환자들은 가능한 한 빨리 직장에 복귀하고 싶어하고 치료와 일을 병행할 방법부터 묻는다. 예를 들어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치료받을 수 있을지 문의하는 일이 흔하다. 치료로 인해 삶이 잠시 멈추더라도 그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결혼과 출산, 육아에 대한 걱정도 빼놓을 수 없다. 결혼을 앞둔 환자는 암 치료가 향후 임신과 출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염려한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지 조심스레 묻는다. 힘든 치료를 견디면서도 자신보다 가족 걱정이 앞서는 모양이다. 이처럼 젊은 암환자에게 치료는 암을 이겨내는 과정인 동시에 앞으로 가족과 함께 살아갈 삶을 지켜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젊은 환자들은 대부분 씩씩하게 치료를 견뎌낸다. 그러나 사회생활과 가정, 미래에 대한 책임이 커지기 시작한 시기인 만큼 혼자 감당해야 하는 불안이 결코 작지 않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암을 치료하는 기술만이 아니다. 치료 이후에도 학업과 직장, 가정으로 돌아가 이전의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의료적, 사회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필자가 일하는 병원에서는 지난해부터 ‘젊은 암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암 치료뿐 아니라 출산과 직장 복귀, 정신건강 등 젊은 환자들이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를 함께 논의한다. 암을 경험한 젊은 환자들의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과 정서적 회복을 돕기 위해 ‘마이 호프(MY HOPE)’ 운동 크루도 결성했다. 크루원들이 달리기, 등산 등 활동 내용을 소셜미디어(SNS)에 활발히 공유하고 서로의 회복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암 치료 못지 않게 다시 살아갈 힘을 북돋는 관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젊은 암 치료는 생명을 지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환자가 다시 자신의 꿈을 이어가고 가족과 함께하며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까지가 좋은 암 치료의 완성이다. 젊은 암환자들이 치료 이후의 삶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건 비단 병원만의 역할이 아니다. 병원과 지역사회, 일터가 함께 촘촘한 지원 체계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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