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새 형사사법체계 출범을 앞두고 경찰이 수사 역량 강화에 나선다. 기동대 인력을 줄여 현장 수사부서에 배치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수사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등 수사력 향상을 꾀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상피제 도입과 내부비리수사대 신설 등 내부 통제도 한층 강화한다.
경찰청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정부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치안정책을 발표했다.
경찰은 우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K-치안’ 구현을 목표로 △보이스피싱·마약 등 초국가범죄 대응 강화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 예방과 국민 생명 중심 치안활동 △경찰 수사 쇄신 등 3대 과제를 제시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을 절반으로 줄이고 불법사금융 검거를 23% 늘린 상반기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민생범죄와 디지털 성범죄를 엄단하고 경찰 수사의 신뢰 회복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경찰은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수사 책임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기동대 인력을 감축하는 등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현장 수사부서 인력을 보강한다. AI 기반 수사지원체계를 구축해 수사관의 업무를 지원하고 수사경과제와 수사관 자격관리제도 등을 통해 전문성도 높일 방침이다.
수사 신뢰 회복을 위한 통제 장치도 대폭 강화한다. 사건 관계인이 담당 경찰관의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인 경우 관서장과 시·도경찰청에 즉시 보고하고 필요하면 다른 경찰관서가 수사하는 상피제를 도입한다. 경찰청에는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하고,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설치와 경찰수사심의위원회 법제화도 추진한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향찰 문제로 순환근무제를 추진하는 데 대해 경찰 노조의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직무대행은 “하위 직급은 워낙 숫자가 많고 순환인사를 하려면 관사나 교통 보조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며 “경찰 개혁위원회에서 검토하고 있고, 경찰청 차원에서도 현장 의견을 들으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경찰 수사종결권 확대에 따라 사건 은폐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존 통제장치가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직무대행은 “지금도 킥스(KICS)에 다 입력하고 수사기록은 전자정보로 저장하게 돼 있다”며 “송치 사건은 검찰에 넘기고 불송치 사건도 검찰에 송부해 90일 동안 보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하면 불송치 사건도 법적으로 의무 송치하게 돼 있고, 고발인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종전 형사소송법에서는 고소인만 이의신청을 할 수 있었지만, 개정법에서는 피해자에 준하는 고발인까지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범위가 넓어져 견제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대답한 것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보이스피싱과 마약 등 초국가범죄 대응을 강화하고, 온라인 허위정보와 딥페이크 성범죄, 기술유출 범죄 등에 대한 특별단속도 확대하기로 했다. 스토킹 범죄는 전건 즉시조사 원칙을 적용하고 AI 기반 112 신고 분석과 드론 순찰 등을 활용해 범죄 예방 체계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유 직무대행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세계에서 제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경찰 수사가 국민께 신뢰받을 수 있도록 쇄신해나가겠다”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