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태국 방콕에서 동쪽으로 150㎞ 떨어진 동부경제회랑(EEC) 내 라용산업단지. 산단 내에 들어서자 중국 비야디(BYD)의 전기 세단을 실은 트레일러가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 생산라인 전광판에는 중국어로 된 숫자와 그래프가 쉴 새 없이 초 단위로 갱신된다. 불량률, 공정 진행률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것으로 중국 선전 본사에서 운영하는 관리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한 것이다. 현지 중국인 기술자는 “태국 생산라인을 선전 공장과 같은 기준으로 맞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이 제조업 운영 플랫폼까지 수출하는 국가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 제품·설비 수출만으로는 수익을 내는 데 한계에 직면하자 생산·물류·품질까지 관리하는 자체 개발 플랫폼을 현지에 이식해 중국식 제조 운영체계(OS)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BYD와 같은 중국 기업들이 만들어 해외로 진출한 ‘산업인터넷’ 플랫폼은 2018년 80개에서 올해 말 약 34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인터넷은 일종의 ‘스마트공장’을 만드는 플랫폼이다.
BYD뿐만이 아니다. 중국 가전 기업 메이디는 자체 개발한 산업인터넷을 태국 촌부리산단 공장에 그대로 적용했다. 이 공장은 화웨이·차이나유니콤 및 태국 최대 통신사 AIS가 함께 구축한 5G망을 기반으로 본토 공장과 똑같이 로봇 팔, 무인운반차(AGV) 등을 운영한다.
중국의 약진은 우리 제조업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성장본부장은 “중국 제조업이 ‘저가 대량생산’을 넘어 플랫폼·표준 등 ‘지능형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며 “국내 제조업도 플랫폼 수출 확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