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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국내 공급망 넓혀 1조 ESS 사업 잡는다

05.08.2026 1분 읽기

삼성SDI(006400) 가 35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조달해 국내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소재·부품업체를 지원하는 데 쓴다. 1조 원 규모의 정부 주도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앞두고 국내 산업 기여도를 높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이 운용하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통해 3500억 원을 대출 받았다. 금리 3%대의 저리로 자금을 조달했으며 대출 만기는 3개월로 설정했다. 삼성SDI가 공급망기금을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급망기금은 산업 핵심 소재나 부품 생산에 기여하는 기업에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정책자금이다. 삼성SDI는 대출을 일으키면서 국내 중소·중견업체가 생산한 배터리·ESS 관련 소재 및 부품을 구입하는 데 자금을 쓰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SDI가 국내에서 주요 소재를 조달하기 위해 공급망기금을 먼저 찾은 것으로 안다” 면서 “정부는 정책자금을 통해 중소·중견 기업을 도울 수 있고, 삼성SDI는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가 공급망기금을 찾은 것은 조달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전력 생산이 불규칙한 재생에너지를 보완하기 위해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할 수 있는 ESS 발주 물량을 늘리고 있다. 한국전력거래소는 지금까지 2차례 입찰을 실시했으며 다음 달 1조 원 규모의 3차 입찰을 앞두고 있다.

업계는 평가 항목에서 국내 산업 생태계 기여도 비중이 높아지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앞선 2차 입찰 평가에서는 국산 기자재 사용 여부와 안전성을 포함한 비가격 지표 평가 비중이 직전 40%에서 50%로 확대됐다. 3차 평가 비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비가격 요소를 중시하는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국내 공급망을 탄탄히 하는 게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 이상으로 중요해지고 있는 셈이다. 삼성SDI가 납품 기회를 찾기 어려운 국내 중소·중견업체와 거래를 늘리면 제품의 국산 소재 활용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삼성SDI는 이를 지렛대 삼아 수주전에서 우위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1차와 2차 입찰 전체 물량 점유율을 보면 삼성SDI가 55.8%로 가장 많은 물량을 따냈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25.1%, 19%로 뒤를 이었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도 생산 전략을 가다듬으면서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SK온은 국내 서산 2공장 라인 일부를 전환해 올해 하반기 중 3GWh 규모의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1GWh 이상의 ESS용 LFP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배터리 3사가 정부의 ESS 입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입찰 성패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 시 일종의 레퍼런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대규모 물량을 따내고 이를 성공적으로 운용하면 대외적으로 안전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증명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주춤한 상황이라 ESS 수주를 둘러싼 배터리 3사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전력 회사들은 파트너사를 선정할 때 본국에서의 사업 운영 경험을 따져본다”면서 “국내 실적이 경쟁사에 뒤지면 글로벌 업체들과 협상할 때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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