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일본 외환 당국이 이례적인 ‘첫 3각 환율 공조’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원화 가치가 7월 한 달 동안 17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7월 원·달러 환율 하락률은 8.81%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졌던 2009년 3월(10.88%)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컸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자금과 수출 업체들이 벌어들인 달러 물량이 들어오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순매수로 전환한 것이 원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특히 외신들은 한미일 외환 당국이 원화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사상 처음 공동 개입했다고 전했다.
원화 가치가 과도한 저평가 국면을 벗어난 것은 다행이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1418원까지 떨어졌다가 2일 1446원까지 올라서는 등 3국의 외환 공조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연말로 갈수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 또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화 가치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미국 증시에서 초대형 기업공개(IPO) 등에 따른 달러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통화스와프는 유동성 지급 장치인데 지금은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위기 가능성은 없더라도 환율 상승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을 불러와 가계 ·기업과 실물경제에 충격을 준다.
정부와 한은은 한미일 외환 공조를 계기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관철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일본·유로존·영국·캐나다·스위스 등과 통화스와프를 체결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아르헨티나와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3500억 달러에 이르는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도 한미 통화스와프 복원에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금처럼 환율이 불안하면 대미 투자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는 점을 들어 미국 측 설득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또 11월 만기 예정인 한일 통화스와프를 연장 ·상설화하고 외 국인직접투자(FDI) 유치를 가속화하는 등 외환 방어망 구축에 만전을 기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