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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동맹’·남미 ‘자원·시장’…李, ‘경제안보’ 외연 넓혔다

03.08.2026 1분 읽기

한국과 아르헨티나 간 이중과세방지협정이 최종 타결됐다. 내년부터는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수입해 중동산에 집중된 에너지 수입선의 다변화·다종화를 본격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에서 이 같은 정상회담 성과를 거둔 뒤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동포간담회를 끝으로 7박 11일간의 해외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은 미국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한미 AI 동맹을 강화하고, 남미에서는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과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FTA) 협상 재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앞서 지난달 3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프레스센터에서 순방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AI 공급망 중심축으로 거듭날 수 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미로 시장을 확대하고 교역과 투자, 에너지 수입원의 다변화를 위한 진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순방 첫 일정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이 대통령은 전형적인 실용외교를 보여줬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등과 개별 면담과 AI서밋을 개최한 결과 삼성전자와 SK그룹, 네이버 등 국내 기업은 글로벌 빅테크와 총 9500억 달러 규모의 AI·반도체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의례적인 정상외교가 아닌 한·미 AI반도체 기업을 불러모아 외교의 상대를 세계 기술패권을 좌우하는 기업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AI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사회, 새로운 나라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황 CEO는 “대한민국이 만들어가는 AI 황금시대”라고 화답했다.

이어진 남미 순방에서는 ‘글로벌 사우스’를 겨냥한 경제외교가 본격화됐다. 브라질에서는 희토류와 철광석 등 핵심전략광물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양국은 핵심전략광물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탐사부터 정련, 투자까지 공급망 전 주기에 걸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차세대 민항기 공동개발과 방산 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이 처음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칠레와는 20여 년 동안 달라진 통상환경을 반영해 FTA현대화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이자 세계적인 리튬 생산국인 칠레와 공급망 협력도 한층 강화됐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양국은 핵심광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리튬 탐사와 채굴, 투자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세계 2위 매장량을 보유한 셰일가스 공동발굴·개발 협력도 강화된다. 포스코가 진행 중인 리튬 사업에 대한 지원도 재확인했고, 협력 범위를 구리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메르코수르 주요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지지를 끌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위 실장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연내 협상 재개에 공감했고, 협상이 타결되면 2억 8000만 명의 거대 시장에 우리 상품의 원활한 수출길이 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년간 교착 상태에 놓였던 한·아르헨티나 이중과세방지협정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최종 타결된 것도 주요 성과다. 위 실장은 “정상회담이라는 큰 계기를 통해 양측이 정체돼 있던 현안을 다시 검토하면서 협상이 급진전됐다”며 “우리 기업의 이중과세 부담을 줄이고 투자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경제공동위원회와 에너지자원협력위원회도 재가동해 교역과 투자, 에너지 협력을 상시 관리하기로 했다. 방산과 우주, 남극 연구, 문화·교육 등 미래 협력 분야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아르헨티나산 원유 수입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중동산에 편중된 에너지 수입 구조를 다변화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이처럼 이번 순방을 통해 이 대통령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첨단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안정적 확보 기반을 다지고 남미 시장으로 경제 영토를 넓히는 성과를 거뒀다. ‘우군’인 AI 동맹과 ‘자원’인 핵심광물, ‘시장’인 메르코수르를 동시에 확장한 경제안보 외교였다는 평가다.

다만 이 대통령은 귀국과 동시에 산적한 국내 현안을 마주하게 된다. 급등락을 거듭하는 자본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 마련에도 나서야 한다. 이런 배경에서 이 대통령은 3일 서울 도착 직후 한성숙 국무총리와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 장관,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하는 부동산·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정부가 준비 중인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최근 급등락을 반복한 국내 주식시장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 부담 조정 등을 포함한 세제 개편 방향과 시장 안정 대책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다. 최근 변동성이 커진 증시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논란 등 금융시장 현안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번 회의가 해외 순방 중에도 국내 민생경제 현안을 놓치지 않고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남미 순방 중이던 지난달 26일(현지 시간)에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화상으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국내 현안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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