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올해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동시에 반도체 수입액 역시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영역에서는 최근 들어 중국산 비중이 확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반도체 수입액은 전년 대비 43% 늘어난 512억 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연간 총 반도체 수입액(502억 8300만 달러)을 이미 넘은 수준이다. 첨단 제품에서 시작된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레거시 제품으로까지 번진 탓으로 해석된다. 실제 중량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반도체 수입(2만 1360톤)은 지난해(2만 1359톤)와 거의 차이가 없기도 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메모리와 비메모리 제품의 수출 구조 차이가 상당했다. 메모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의 7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수출입에서도 압도적으로 수출액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누적 메모리 수출액은 1637억 2700만 달러인데 이는 반도체 전체 누적 수출액(1923억 7800만 달러)의 85%에 달한다. 반면 올해 상반기 메모리 누적 수입액은 232억 7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상반기 메모리 부문의 무역수지(1404억 5700만 달러)가 반도체 전체 무역수지(1411억 7000만 달러)의 99.5%를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시스템반도체 부문은 수출입 규모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6월까지 시스템반도체 수출액은 255억 5600만 달러, 수입액은 243억 300만 달러였다. 시스템반도체 무역수지는 소폭 흑자(12억 5300만 달러)를 보이고 있지만 수입 제품 가격이 상승할 경우 언제든지 적자로 전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올해 시스템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한 데 그친 반면 수입액은 더 큰 폭(17.2%)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제품에서는 한국의 경쟁력이 확실하지만 대부분의 전자·전기 제품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시스템반도체는 그렇지 않다”며 “전력반도체와 태양광 인버터 등은 중국 의존도도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시스템반도체 수입을 국가별로 분석해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은 대만·일본에 이어 3위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산 시스템반도체 수입액은 2022년 50억 800만 달러에서 2023년 42억 1300만 달러, 2024년 34억 7100만 달러로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지난해(36억 8700만 달러)부터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올해도 벌써 6월까지 수입액이 22억 1100만 달러에 달하고 있어 하반기 수입도 비슷한 규모로 이어질 경우 2023년 기록을 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 못지않게 중국의 반도체 수출 실적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올해 1~6월 중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95.6% 늘어난 1775억 9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반도체 수출액 2026억 9900만 달러의 88%에 가까운 수준이다. 중국의 상반기 반도체 수입액은 2984억 8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5.6%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6월 중국의 반도체 무역수지는 1208억 9400만 달러 적자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