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도입된 부산형 급성중독 응급환자 순차진료체계가 ‘응급실 뺑뺑이’를 줄이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선정 시간이 절반 가까이 단축되고 환자의 타지역 이송도 사실상 사라지면서 응급의료 전달체계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31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부산형 급성중독 응급환자 순차진료체계’를 운영한 결과, 총 837명의 급성중독 응급환자가 적정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중증 환자는 453명, 경증 환자는 384명이다.
이 사업은 부산시와 부산응급의료지원단이 총괄하고 부산소방재난본부, 지역 응급의료기관 12곳이 참여하는 전국 최초의 질환별 순차진료체계다.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해운대백병원 등 참여 의료기관을 중증 치료기관과 경증 치료기관으로 구분하고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병원 선정 시스템과 연계해 환자의 반복 전원과 병원의 미수용 현상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운영 성과는 뚜렷했다. 병원 선정에 걸리는 시간은 사업 시행 전 평균 29.1분에서 시행 후 15.8분으로 13.3분(46%) 줄었다. 타지역 이송률도 21.7%에서 0.6%로 급감해 대부분의 환자가 부산지역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시는 이를 응급환자가 병상을 찾아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한 결과로 평가했다.
시는 급성중독 환자의 60% 이상이 자살 시도자인 점을 고려해, 응급치료 후 정신건강복지센터 등과 연계한 사후관리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생명 구조에 그치지 않고 자살 재시도 예방까지 연계하는 응급의료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번 성과를 토대로 순차진료체계를 외상과 소아, 분만 등 다른 응급질환 분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개정한 ‘부산광역시 응급환자 이송지침’을 기반으로 질환별 맞춤형 이송체계를 고도화하고 정부의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정책과도 연계할 방침이다.
조규율 시 시민건강국장은 “급성중독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병원 선정 시간을 크게 줄이고 대부분의 환자가 부산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응급의료기관과 소방, 정신건강복지센터가 함께 만든 성과”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응급환자 이송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시민이 응급상황에서도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