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차세대 항암제로 떠오른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RLT)’ 상용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RLT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표적 물질에 방사성동위원소를 결합해 병변 부위에 방사선을 직접 전달하는 치료 방식이다. 정상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어 차세대 항암 치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가 지난해 연매출 20억 달러를 기록하며 상업성을 입증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자체 치료제 개발과 시장 선점 경쟁을 가속하고 있다. RLT가 연구 단계 기술을 넘어 수익성을 갖춘 항암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최근 노바티스가 국내 RLT 생태계 조성을 위해 약 1400억 원을 투자한 것 역시 시장 성장 기대를 반영한 행보로 해석된다.
국내 대표 방사성의약품 업체 퓨쳐켐은 전립선암 RLT 후보물질 ‘FC705’의 국내 임상 3상을 가장 먼저 본격화했다. 회사는 올 2월 환자 첫 투약을 시작했으며, 미국에서는 임상 2a상의 마지막 환자 투여를 마치고 연내 결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 개발과 함께 글로벌 기술이전도 추진 중이다. 퓨쳐켐 관계자는 “현재 최소 4곳 이상의 해외 기업과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글로벌 파트너십 성과에 따라 향후 세계 시장 진출 속도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업체는 기대하고 있다.
셀비온도 전립선암 치료제 ‘포큐보타이드(Lu-177 DGUL)’의 조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으며 조건부 허가를 통한 국내 출시가 일차 목표다. 셀비온 관계자는 “해외 2~3개 기업과 기술이전을 논의하고 있지만 조기 계약보다는 국내 상용화 이후 가치를 높여 협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국내 전립선암 말기 환자 수를 고려할 때 연간 환자 200~250명만 확보해도 200억~25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산 치료제들이 가시적인 매출 실현을 앞두면서 국내 환자들의 치료 옵션도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SK바이오팜은 대장암 등 고형암을 겨냥한 RLT를 개발 중이다. 퓨쳐켐과 셀비온이 루테튬-177 기반 전립선암 치료제의 조기 상용화에 집중하는 가운데 SK바이오팜은 차세대 동위원소를 활용해 후속 시장 선점에 나선 모습이다. SK바이오팜의 악티늄-225 기반 후보물질 ‘SKL35501’은 올 1월 미국과 국내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향후 적응증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