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도심을 벗어나 소래산의 푸른 자연 속에서 현대미술의 거장이 던지는 ‘공존’의 메시지를 만나는 특별한 기획전이 열린다.
인천 남동구 영훈뮤지엄은 8월 30일까지 대한민국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인 김명식 화백의 초대전 ‘자연과 평화’를 선보인다. 국비 지원 사업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지역 주민과 관람객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도록 전면 무료로 개방된다.
반세기 동안 붓을 잡아온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East Side Story(이스트 사이드 스토리)’ 연작을 대거 펼쳐 놓는다. 캔버스 위를 채운 다채로운 형태와 색감의 ‘집’들은 단순히 정지된 건물이 아니라,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채 어우러져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대변한다. 서로 다른 이웃들이 하나의 마을을 이루듯, 차이를 인정하고 연대할 때 평화가 시작된다는 인류학적 메시지를 미술적 언어로 풀어낸 셈이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은 공간과의 유기적 호흡에 있다. 소래산 자락의 숲과 계곡 사이에 자리 잡은 영훈뮤지엄의 환경은 작품 속 알록달록한 집들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조율한다. 전시실이라는 격식 차려진 공간을 넘어, 숲길을 거닐며 작품을 감상하는 유일무이한 산책형 미술 체험을 제공한다.
무료 관람과 함께 전문 도슨트의 작품 해설, 작가와의 만남 등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이 마련돼 현대미술의 문턱을 한층 낮췄다는 평가다.
소영옥 영훈뮤지엄 관장은 “어렵게 느껴지던 현대미술이 자연이라는 프레임과 만나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휴식의 언어로 변모했다”며 “가족 및 이웃과 함께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뜻깊은 여정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