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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국비 보조금 75% 소진…역대급 속도에 예산 끌어온다

29.07.2026

국내 소비자들의 친환경차 구매가 급증하면서 올해 전기차 국비 보조금 예산이 4분의 1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가용할 수 있는 각종 예산을 끌어다 쓴다는 방침이지만 지방 정부 보조금도 동날 경우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혜택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난주 말 기준 전기승용·화물차 국비 보조금의 75%가 소진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올 한 해 전기승용차 보조금으로 7800억 원, 전기화물차 보조금으로 2900억 원의 예산을 각각 편성했는데 이 예산이 25%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은 9월께 바닥날 것으로 전망된다.

7개월 만에 연간 예산의 4분의 3이 소진된 것은 올해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20만 1096대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8% 급증했다. 1~6월 자동차 내수 판매량이 84만 7630대임을 고려하면 상반기에 판매된 신차 5대 중 1대는 전기차였던 셈이다. 이는 지난 한 해 보급된 전기차(약 22만 대)의 90% 수준에 달한다. 내연기관차 폐차 후 전기차 구매 시 전환지원금 최대 100만 원 지급, 전기차 충전기 확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 신차 구매 시 전기차를 선택할 만한 유인이 늘어난 결과다.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빠르게 줄면서 정부는 예산 확보에 나섰다. 정부는 일단 수소차·전기차 충전소 등 다른 예산을 모두 끌어 모아 전기차 보조금 예산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9월께 전용 절차를 거쳐 보조금 지급이 안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후부가 부족한 예산을 메운다 해도 남은 하반기 보조금 집행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방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예산 역시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방 정부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은 승용차 한 대당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800만 원대에 육박하는데 이 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상반기에 편성한 예산이 4월께 바닥나 중앙 정부로부터 예산을 빌리기까지 한 바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한 지방 정부에서 하반기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는다면 중앙 정부 보조금만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이 안정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보조금 재원을 예산이 아닌 기금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중심의 관점에서 예산이 얼마나 편성됐든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차량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맞다”며 “전기차 보조금 체제를 기금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기획예산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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