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기준 종부세 과표구간 12억 원이 넘는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 초고가 주택으로 분류돼 높은 종부세를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현행 2주택 이하와 3주택 이상으로 나뉜 종합부동산세 과표 및 세율 구간은 과표 12억 원을 기준점으로 해 이를 넘길 경우 모두 3주택 이상 중과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12억 원 이하 과표 구간은 현행처럼 1주택자가 3주택 이상 보유자보다 더 낮은 세율을 적용 받고, 기본공제도 12억원에서 상향된다.
28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다음 달 초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이 같은 종부세 세율 개편 방안을 담기로 했다.
현행 종부세율은 과표 12억원까지 2주택 이하와 3주택 이상이 0.5~1.0%로 같지만 그 이상부터 달라진다. 과표 12억원 초과~25억원 이하는 2주택 이하 1.3%, 3주택 이상 2.0%가 적용되고, 25억원 초과~50억원 이하는 각각 1.5%와 3.0%다.
개편안이 확정되면 1·2주택자도 과표 12억원 초과~25억원에는 2.0%, 25억원 초과~50억원에는 3.0%, 50억원 초과~94억원에는 4.0%, 94억원 초과에는 5.0%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현행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적용하면 과표 12억원은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약 32억원, 2주택자는 합산 공시가격 약 29억원에 해당한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 69%를 단순 적용하면 시가로는 각각 약 46억원과 42억원 수준이다.
이번 개편안의 특징은 주택 수에 따른 세율 차등을 없애는 ‘가액 중심 통합’의 형식을 취하면서 현행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기본세율로 끌어올리는 데 있다.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세 부담을 낮춰 형평을 맞추는 게 아니라 고가 1·2주택자의 세 부담을 높여 격차를 좁히겠다는 취지다.
단일 세율표를 적용하더라도 실제 세 부담은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액공제에 따라 달라진다.
공시가 32억 넘는 1주택 ‘초고가’…
시장가액비율 오르면 기준점 더 낮아져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과표구간 12억 원 이상을 초고가주택의 기준으로 잡은 배경에는 이 선을 기점으로 초고가 1주택 보유자의 감세 혜택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문제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일명 ‘30억 원 아파트’ 1채보다 ‘10억 원 아파트 3채’의 세 부담이 커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현 종부세 제도는 2주택 이하에게는 과표구간에 따라 0.5∼2.7% 세율을 적용하지만 3주택 이상에게는 0.5∼5.0% 등 더 높은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이를 과표 구간 12억 원 초과구간부터 주택 수와 관계 없이 전부 중과세율을 적용해 종부세 기준을 기존 ‘주택 수’ 중심에서 ‘가액 합산’ 중심으로 바꾸고 초고가 1주택자의 실효세율도 높인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과표구간 12억 원 초과 아파트는 현재 공시가 기준 약 32억 원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종부세 과표구간은 인별로 합산한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1주택자 12억원·다주택자 9억원)를 뺀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60%)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이를 역산해 보면 1주택자 기준 공시가 32억 초과 아파트가 과표 12억 초과에 해당하는 셈이다. 공시가 32억 원에서 1주택자 기본공제 12 억원을 뺀 뒤 현 공정시장가액 비율 60%를 곱하면 이같은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과표구간에 해당하는 세율과 각종 공제를 뺀 금액이 최종 종부세 세액이다. 만약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70%로 높이면 공시가 약 29억1000만 원 주택이 초고가 과표구간에 걸리고, 80%로 높이면 공시가 27억 원 아파트가 초고가주택에 해당하게 된다.
정부는 초고가 1주택자에 대해서도 각종 공제 혜택을 줄여 실제 세 부담을 높이기로 했다. 고령자·장기보유자에게 산출세액의 최대 80%까지 적용되는 세액공제가 대표적이다.
현 종부세는 1세대 1주택자에게 공시가격에서 12억원의 기본공제를 뺀 뒤 여기에서 고령자·장기보유자에 대한 추가 세액공제(세금 감면)를 제공한다. 집 한 채를 오래 보유한 실수요자 가운데 소득이 적은 고령층의 세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고령자 세액공제는 만60세부터 연령에 따라 20~40%를, 장기보유 세액공제는 보유기간이 5년 이상이면 기간에 따라 20~50%를 각각 공제해준다. 두 공제의 합산 공제율을 최대 80%다.
문제는 초고가 주택일수록 공제 혜택이 커진다는 점이다. 여러 채를 나눠 보유한 다주택자와 세 부담 격차가 벌어지는 것도 문제점이다.
개편 방식으로는 고령자 공제를 유지하면서 장기보유 공제율을 낮추거나 두 공제의 합산한도를 현행 80%보다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공제율은 유지하되 일정 금액 이상은 깎아주지 않는 절대액 한도를 두거나 초고가 기준을 넘는 부분에는 공제를 제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고령자는 소득이 적고 주택만 보유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연령 공제보다 장기보유 공제가 우선 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초고가 주택에 별도 과표구간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리는 대신 3주택자 중과 세율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도소득세도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 여부와 양도차익 규모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뀔 전망이다. 현행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0년 이상 보유하면 최대 40%, 10년 이상 거주하면 최대 40%를 적용해 최대 80%를 공제한다. 정부는 이 가운데 보유기간에 따른 최대 40% 공제를 없애고 거주기간 중심 공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세제 개편안에 담을 방침이다. 10년 이상 실거주한 초고가 주택에도 공제액을 10억원대로 제한하는 방안이 함께 거론된다.
하지만 세 부담 증가가 시장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취지지만 조세의 전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세 부담 증가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