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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폐지가 답 아니다…혐오·차별 규제로 해결 못 해”

29.07.2026 1분 읽기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논란과 배재고의 광주일고 비하 응원 등 역사 왜곡과 혐오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파장이 상당했다. 일상 속에 파고든 ‘극우적 표현’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아이돌 그룹의 지역 방언을 두고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유력 정치인이 ‘일베 감별법’을 거론한 뒤 ‘극우몰이’와 ‘낙인찍기’ 등 분열과 갈등만 확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귀동 명지대 경제학과 겸임교수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혐오·차별의 과도한 정치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전남 광주 출신으로 일간지 기자 생활을 한 뒤 대학 강단에 섰다. 저서 ‘전라디언의 굴레’와 ‘세습 중산층 사회’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차별과 혐오, 편견, 불평등을 알리고 개선 방안도 모색 중이다.

조 교수는 정치 집단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혐오·차별 논란을 과도하게 이용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화의 성지를 모독한 사람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식의 과격한 반응은 지역민이 아니라 수도권 진보세력의 정치적 의도가 담긴 발언”이라며 “특정 기업이나 단체, 개인을 낙인 찍는다고 일상에 깊숙이 자리한 지역 혐오·차별이 사라지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진보 계층 일각에서 배재고에 대해 ‘일벌백계’를 주장하는 가운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배재고 야구부에 대한 출전 정지 징계 기간을 당초 6개월에서 1개월로 감경 조치했다. 그는 이와 관련 “어린 학생들에 대한 처벌이 과도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배재고 야구부의 이 같은 행위 이면에는 온라인 등에서 무분별하게 퍼진 혐오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여성혐오’, ‘노인비하’, ‘지역감정’ 등을 담은 수많은 차별적 표현이 나돌고 있지만, 사회가 무감각해지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는 “그동안 쉬쉬해오던 문제들이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일 뿐”이라며 “상당수 학생은 마치 ‘인터넷 밈’처럼 소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 전반에 확산한 혐오 문제를 규제나 처벌 대신에 교육과 인식 개선 등 자발적으로 퇴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규제나 처벌을 통해 혐오를 차단한다는 생각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지역에 대한 차별적 발언, 혐오 표현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게시판 역시 강제 폐쇄가 해답이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베 폐쇄 논의의 공론화’를 언급했고,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조롱·혐오성 게시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시행 중이다. 그는 “일베 폐쇄는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더라도 이용자들이 규제를 피해 음지로 숨어들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지역 편애 논란에 대해서도 균형 발전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 교수는 “반도체 생산 거점이 몰려 있는 경기 남부가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선택지로 영·호남이 남았는데, 어느 지역을 선택했더라도 정치적 논란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당장 ‘전북에서 홀대론’이 제기되는 것처럼 지역적·정치적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언급했다.

메가 특구의 선택지가 된 호남 역시 ‘민주화 보상론’ 등을 앞세우기보다 매력적인 입지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광주에 건립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보상성 프로젝트’의 한계를 드러낸 만큼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이 같은 일이 재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ACC는 정부 지원을 받아 건립됐지만, 개관 10년이 넘도록 콘텐츠를 채울 문화산업 생태계를 키우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는 “호남의 성장은 보상이나 역사 바로 세우기가 아닌 지역민 스스로 노력하고 발전 토대를 마련해야 가능하다”며 “ACC와 같은 실패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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