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기등재 의약품 약가 재평가에 착수하는 가운데 약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최고가 기준일’을 놓고 정부와 제약업계의 샅바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비교 기준이 되는 최고가를 어느 시점의 가격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약가 인하 폭이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8월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개정고시를 시행한 뒤 기등재 의약품 상한금액 재평가에 나설 예정이다. 재평가는 성분·제형·함량이 같은 ‘동일제제’ 내 최고가를 기준으로 개별 품목 가격을 비교해 기준에 미달하는 품목의 약가를 추가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업계가 가장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비교 기준이 되는 ‘최고가’의 기준 시점이다. 복지부는 2026년 9월 급여목록표를 기준으로 최고가를 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반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014년 1월 급여목록표를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업계는 기준 시점이 최근일수록 비교 대상이 되는 최고가가 그동안 누적된 약가 인하를 반영해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다른 품목의 인하 폭도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2012년 일괄 약가 인하 이후 가격이 안정된 2014년을 기준으로 삼으면 인하 폭을 완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협회는 최고가 기준 시점 외에도 기등재 약가 재평가와 관련한 7개 개선안을 복지부에 건의했다. 우선 비교 대상이 없는 자료제출의약품은 재평가 대상에서 제외하고, 복수 등재된 자료제출의약품은 일반 제네릭과 동일한 방식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자료제출의약품의 차수 산정 방식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협회는 주장했다. 자료제출의약품은 별도의 임상시험과 연구개발을 거쳐 허가를 받는 만큼 최초 오리지널 의약품의 등재 시점을 그대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자료제출의약품의 허가 시점을 새로운 기산점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업계 의견을 검토한 뒤 8월 중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세부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